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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내년 최저임금 8590원, 반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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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공익위원 9명 중 6명 사용자위원안 손 들어줘...최저임금 속도조절론 반영]

    머니투데이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등 공익위원들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8590원을 결정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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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것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너무 가팔랐다고 공익위원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근로자를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했는데 오히려 이들의 고용을 줄였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반영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국내 주력산업인 반도체산업 정체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점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제동을 거는 데 영향을 줬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심의가 끝난 뒤 결과를 두고 "대한민국의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정직한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적인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다소간의 속도조절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정 인사들의 '속도조절론' 제기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하기전부터 급격한 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야당뿐 아니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급격한 인상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수차례 고용 상황을 고려한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돼야 한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른바 '외부의 최저임금위원회 흔들기'였다. 이는 지난해에도 있던 일이었다. 지난해 심의 과정에서 류장수 전 최저임금위원장은 정치권과 정부 인사들의 최저임금 언급이 나올 때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새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이끌게 된 박준식 위원장은 달랐다. 그는 정부 인사들의 위원회 흔들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두고 "구글에서 최저임금위원회 검색하면 3200만건의 자료, 750만건의 뉴스가 나온다"며 "온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현안인데 그 누군들 이에 대한 나름의 견해가 없겠느냐"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5월 30일 첫 회의를 시작하면서도 "2020년 최저임금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외치는 여론을 반영할 뜻을 암시했다. 결국 지난 12일 제13차 전원회의에서 2.87%, 역대 세번째로 낮은 인상률이 나왔다. 최종 표결은 15대 11, 공익위원 9명 중 6명이 사용자위원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자도 우려한 '급격한 인상→고용 위축'

    노사 동수로 이뤄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것은 9명의 공익위원들이다. 이들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진행한 현장방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전국 6개 기업을 방문해 노사 양측과 면담한 내용을 담은 '현장방문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을 가장 우려했다. 정규직 일자리는 변함 없지만 아르바이트생 등 비정규직 일자리와 근로시간이 줄어든다며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최저임금이 늘어날수록 휴게시간이 늘고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실제 벌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저임금이 오른만큼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힘들어진다는 주장,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적정하게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최저임금위원회에 특별위원으로 참여한 이준희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관 역시 지난 11일 제12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중소기업 간담회를 할 때 예전에는 마케팅이나 기술분야가 어렵다는 애로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인건비 문제가 많이 언급된다"고 중소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했음을 호소했다.

    ◇노동계 불협화음이 무산시킨 '4%대 인상'

    현장 근로자들의 급격한 인상 반대와 공익위원들의 속도조절론 공감에도 불구, 사용자위원들이 내놓은 2.87%보다 더 높은 인상률로 결정될 수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근로자위원들이 최종안인 6.3%인상(8880원) 대신 3~4%대의 인상안만 내놨어도 공익위원 중 적지 않은 수가 이에 동조했을 걸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노총 근로자위원들은 여론을 반영해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과 공동제시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은 '2022년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 6.3% 인상이 마지노선이라고 못 박았다. 결국 실리보다 명분을 택한 근로자위원의 제시안은 실패했다.

    이번 심의과정에 배석했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이 마지막 13시간의 회의 동안 상급단체 지시를 받느라 수차례 정회를 요구하면서 사용자위원, 공익위원뿐만 아니라 일부 한국노총 근로자위원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며 "내부논의할 시간이 이틀 더 필요하다는 민주노총의 독단적 주장도 이번 사용자위원안 채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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