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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에어컨 켤 테니 창문 닫아라? 5분 열어두면 곰팡이 걱정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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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키는 에어컨 관리법]

필터는 최소한 2주마다 깨끗이

냉각핀은 세정제 뿌린 뒤 닦고

날개는 베이킹소다물로 씻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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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에어컨은 곰팡이·세균의 온상이다. 미생물이 살기 좋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 탓에 각종 감염·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건강한 사람에겐 별문제가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린이와 노약자, 당뇨병·암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에게는 알레르기·천식·폐렴 등을 일으키거나 호흡기 증상을 악화하는 원인이 된다.

에어컨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은 곰팡이다. 곰팡이는 어둡고 축축하며 청결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다. 이런 곰팡이는 병을 몰고 온다. 가장 흔한 질환은 알레르기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 세균·곰팡이 등은 호흡기에 영향을 미친다”며 “아토피 피부염·천식·비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학연구원은 2004년 곰팡이를 ‘천식 유발인자’로 정의했다. 곰팡이에 민감한 사람은 가벼운 피로감이나 코막힘,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병성 교수는 “세균과 곰팡이는 감염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서는 부유 곰팡이 중 대표적인 아스페르길루스가 폐에 들어가 폐 기능을 떨어뜨리고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에서 증식하는 또 다른 균은 레지오넬라균이다. 오염된 냉각수의 물 입자가 호흡기로 흡입되면서 감염을 일으킨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전혜진 교수는 “레지오넬라균 감염은 독감형과 폐렴형이 있다”며 “독감형은 건강한 사람도 걸릴 수 있지만 폐렴형의 경우 주로 만성질환자와 흡연자, 스테로이드 치료 중인 환자나 면역저하자에서 감염을 일으키고 폐농양·호흡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레지오넬라균 감염은 중앙냉방장치를 사용하는 빌딩의 냉각기 내 냉각수가 오염돼 발생하기 때문에 가정용 에어컨으로는 감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감염·알레르기 질환 균 서식처

에어컨을 건강하게 사용하려면 먼저 정기적인 청소가 답이다. 에어컨 필터는 먼지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만큼 외부의 오염 물질로 더럽혀져 있다. 또 먼지 내에 있는 곰팡이 포자를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세균이나 곰팡이가 서식하기 쉬우므로 최소한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것이 좋다.

필터 청소를 할 땐 칫솔이나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없애 준다. 먼지를 털어낸 다음엔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 세척하거나 베이킹소다나 중성세제를 푼 물에 30분간 담가둔다. 물 1L에 식초 한 스푼을 넣어서 닦아도 효과적이다. 식초의 산 성분이 곰팡이를 죽인다. 세척한 필터는 그늘에서 완전히 말려야 한다.

에어컨 냉각핀에는 물·먼지·이물질이 엉겨 있어 세균·곰팡이가 증식하기 좋다. 분무형 세정제를 냉각핀에 분사한 후 칫솔이나 청소용 솔로 냉각핀 결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서 표면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에어컨 날개도 작은 빗자루를 이용해서 먼지를 털어내고 걸레로 닦아 관리한다. 이때 걸레에 베이킹소다를 희석한 물을 묻혀서 닦아내면 더 효과적이다.

에어컨을 청소할 땐 마스크와 장갑부터 준비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 등이 공기 중에 퍼져 인체로 유입될 수 있다. 또 창문은 반드시 열어둔다. 밀폐된 공간에서 세정제를 사용하면 현기증·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송풍 모드로 내부 말린 뒤 끄기

에어컨을 켜고 끌 때 습관도 중요하다. 에어컨을 틀고 나서 5분 정도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처음 작동 후 3분 동안 배출되는 곰팡이의 양이 60분 동안 배출되는 곰팡이 양의 70% 정도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에어컨을 끄기 전에는 송풍(건조) 모드를 이용해 에어컨 내부를 말리는 습관을 들인다.

적절한 실내외 온도 차도 중요하다. 에어컨 가동으로 실내외 온도 차가 크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해진다. 김 교수는 “온도 변화가 5~6도를 넘어가면 우리의 몸은 바뀌는 온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며 “자율신경계가 온도에 적응하는 과정을 쉼 없이 반복하면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 가벼운 감기·두통·신경통·근육통·권태감·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여름철 적정 실내 온도인 24~27도를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 차가 5~6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사용할 땐 환기도 필수다. 전혜진 교수는 “에어컨을 1시간 동안 계속해서 가동할 경우 습도가 30~40%까지 내려가게 된다”며 “그러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기침 등 다양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창문을 계속 닫아둘 경우 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못해 호흡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환기해 습도를 조절하고 오염 물질을 배출해야 한다. 늦은 저녁 시간이나 새벽에는 바깥 공기에 오염 물질이 정체돼 있을 수 있다. 오전 10시~오후 9시 사이에 환기하는 것이 좋다.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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