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다른 조직 손상은 최소화
통증 일으키는 원인 정밀 제거
재발 위험 낮고, 일상복귀 빨라
굿닥터 서울바른병원 박재현 원장
서울바른병원 박재현 원장은 척추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척추 내시경으로 중증 척추 질환을 치료한다. 김동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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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허리 통증 치료의 대세는 척추 내시경 치료다. 피부를 광범위하게 절개하고 근육을 째는 수술 대신 치료 정확도를 높여주는 척추 내시경을 활용해 치료한다. 기존의 표준 치료법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환자에게 미치는 신체적 영향은 최소화한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바른병원 척추센터 박재현(43) 원장은 척추 내시경 치료의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환자 중심 치료를 실현한다. 그는 척추 내시경 치료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척추 질환 시술을 3000건 이상 집도한 척추 내시경 치료 권위자다.
박재현 원장의 관심사는 늘 환자다. 척추뼈가 웃자라거나 황색 인대가 두꺼워지는 등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생긴 목·허리 통증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을지 고민한다. 잘 치료해 빠른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서다. 그가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하던 2010년도에는 비수술 치료가 유행했다. 하지만 1㎜의 가느다란 관(카데터)을 넣어 신경 유착으로 통증이 심한 부위에 직접 약을 주입하는 신경성형술, 좁아진 척추관에 풍선을 넣어 넓혀주는 풍선확장술, 고주파 열을 가해 튀어나온 디스크를 줄여주는 고주파 디스크 성형술 등 비수술적 방식만으로는 지긋지긋한 통증을 없애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치료해도 다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았다. 치료할수록 환자도 의사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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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비수술 방식 치료에 한계 절감
그렇다고 선뜻 나사못·인공디스크 등을 삽입하는 수술을 권하는 것도 부담이다. 척추 신경을 누르는 뼈·인대를 광범위하게 제거한 다음 나사로 척추를 고정하면 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확실하게 줄여줘 당장은 낫는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재발·악화해 치료가 더 까다로워진다. 박 원장은 “수술 후
5년이 지나면 척추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면서 10명 중 2명은 다시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박 원장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척추 질환 치료법에 관심을 가진 배경이다. 그때 마침 척추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만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척추 내시경 치료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척추 구조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근본적으로 목·허리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그에게는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제한점이 많았다. 초기 내시경은 하나의 공간으로 카메라와 기구가 같이 사용되기 때문에 수술자의 경험과 기술이 수술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줬고, 이로 인해 결과가 안 좋은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그러다가 2010년 양방향 척추 내시경이 새 치료법으로 대두했다. 두 손을 모두 활용해 안정적으로 시야를 확보하면서 치료가 가능해졌다. 박 원장은 그때부터 척추 내시경 치료에 집중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치료는 국소 마취 후 허리에 0.6~0.7㎝의 작은 구멍을 두 개 뚫은 다음 근육과 근육 사이를 생리식염수로 벌려 그 틈으로 가는 척추 내시경을 밀어 넣어 병변에 접근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레이저·포셉·펀칭 등 치료 도구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간접적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기존 비수술 치료와는 다르다. 박 원장은 “척추 내시경은 병든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건드려야 하는 신체 조직을 최소화하면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의 척추 내시경 치료 성적은 우수하다. 박재현 원장 연구팀이 2015년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척추 내시경 치료 후 통증 완화 등을 추적·관찰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7.1세였고, 약물·물리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척추 내시경 치료 전 주관적으로 느끼는 목 통증 점수(VAS)가 6.2점(10점 기준)에서 치료 1년 후 2.4점으로 떨어졌다. 점수가 낮을수록 통증이 덜하다.
척추 내시경 치료는 박 원장이 추구하는 환자 친화적 치료를 위한 도구다. 근본적인 치료로 통증 재발 위험을 낮추고, 빠른 일상 복귀를 돕는다. 척추 질환은 목·허리 통증이 만성화하고 나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고령인 데다 목·허리 통증뿐 아니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약물·물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통증 관리가 어렵다. 그렇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술을 강행하기에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척추 내시경 치료는 비수술 치료와 수술 경계에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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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내시경 치료 사례 체계적 정리
박 원장은 연구하는 의사다. 스스로 어떤 증상의 환자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예후는 어떤지 등 치료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이는 다른 환자를 치료할 때 더 좋은 치료를 위해 활용하는 자료가 된다. 척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척추 내시경을 넣는 위치, 각도 등을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척추 내시경 치료에 집중한다. 처음에는 척추 내시경을 등 한가운데로 넣었지만 이제는 옆구리 쪽으로 넣어 척추뼈로 접근한다. 박 원장은 이런 경험을 토대로 2017년에 세계 최초로 척추 내시경을 통한 목 통증 치료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의 성과는 실력으로 나타난다. 척추 내시경은 치료 난도가 매우 높다. 척추 내시경을 통해 보이는 화면은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 내시경 카메라가 척추뼈 가까이 접근해 화질·선명도는 높지만 거리감에 차이가 있다. 게다가 치료할 때 시야가 트이지 않고 제한적이다. 같은 도구라도 얼마나 능숙하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박 원장은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과 섬세한 손놀림으로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끌어낸다. 최소한의 치료인 척추 내시경은 환자에게도 긍정적이다. 나사못으로 척추뼈를 고정하지 않아도 척추 본연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척추 치료 후 척추가 불안정해지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박 원장은 “중등도가 높은 환자도 척추 내시경 치료가 가능한지를 먼저 고려한다”고 말했다.
■ 박 원장이 짚어준 척추 질환 관리 방법
1 일상생활 불편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라
목·허리 통증은 서서히 진행한다. 대개 나이가 들어 병원을 찾았을 땐 통증이 생긴 지 10년이 넘어 만성화한 상태다. 모든 병은 초기에 치료해야 수월하다. 아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적극 치료를 받는다.
2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음주·흡연은 삼가라
알코올·니코틴은 목·허리 통증을 가속화한다. 니코틴은 척추 주변 혈관을 수축시키고, 알코올은 우리 몸을 공격하는 염증 물질 분비를 재촉한다.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한다.
3 증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라
척추 질환 통증은 유발 원인에 따라 어떻게 아픈지가 다르다. 통증의 강도·증상도 주관적이다. MRI·CT 등 영상 검사로 알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아픈 부분만 살피지 말아라
척추는 목·등·허리·꼬리까지 연결돼 있다. 허리 통증이 심해도 원인은 목일 수 있다. 척추 치료는 물 관리와 비슷하다. 아랫물이 깨끗해도 윗물이 오염되면 더러워진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척추 전체를 살펴야 한다.
5 경험 많은 척추 전문의를 찾아라
치료 결과를 결정하는 건 의사의 숙련도다. 치료법이 다양한 척추 질환은 의사의 실력이 치료 성적을 좌우한다. 정확한 판단과 섬세한 술기가 중요하다. 숙련된 의사가 아니면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 남을 수 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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