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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추가 '삼성 뇌물' 혐의와 관련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법정에 나와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17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다시 나와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자금 지원 얘기를 2번 들었는데 한 번은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이었고 한 번은 대통령 취임 이후 김석한 본인이 청와대에 다녀왔다면서 (자금) 얘기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구체적인 시기나 미국 법인 이야길 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김석한 변호사의 요청을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한 뒤 최도석 당시 경영총괄 담당 사장에게 '요청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3월에도 한 차례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가된 '삼성 뇌물' 51억여원에 대한 증언을 듣기 위해 이 전 부회장을 다시 증인으로 불렀다. 앞서 검찰은 삼성 본사에서뿐 아니라 삼성전자 미국 법인 계좌에서 2008년 다스의 미국 소송을 대리한 로펌 '에이킨 검프'로 430만 달러(약 51억6000만원)가 송금된 사실을 확인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했다.

이와 관련해 최도석 당시 사장도 이날 증인으로 나가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이학수 실장이 전화해서 '에이킨 검프에서 미국 법인으로 인보이스(송장)가 오면 그대로 해주라'고 지시해, 이를 그대로 미국 법인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자금의 성격에 대해 검찰이 "피고인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의미였다고 보면 되느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