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다스 비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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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혐의의 핵심증인인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추가된 51억여원의 뇌물액수에 대해 사실상 인정하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후보자 시절과 취임 후 2차례 자금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7일 다스 비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어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이미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으나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미국 소송과 관련해 삼성으로부터 51억60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는 공소사실이 추가되면서 관련 증인으로 다시 출석했다.

이날 이 전 부회장은 “명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이었을 당시 다스 미국 소송을 대리한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의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자금 지원요청을 받았고,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승인받은 뒤 최도석 당시 삼성전자 경영총괄 사장에게 ’김석한 변호사가 요청하면 그렇게 해주라‘고 말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김석한 변호사가 저를 찾아와 ’청와대에 다녀왔다‘면서 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해서 이 역시 회장님께 말씀 드린 후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추가 공소사실과 관련된 에이킨검프에 51억여 원이 송금된 내역과 관련해 검찰 측이 “삼성그룹이 피고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최도석 전 사장도 증인으로 나와 “2007년 말에서 2008년 초 이학수 미래전략기획실장이 제게 전화해 ‘에이킨검프에서 인보이스(송장)가 오면 그대로 지원해주라’고 지시했고, 이를 미국 법인 직원에게 ‘이 실장의 지시니 그대로 해줘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어떤 요청인지 이 실장에게 물어봤느냐”란 검찰의 질문에는 “통상 이 실장이 스스로 얘기하기 전에는 ‘왜 그러느냐’고 토를 달지 않는 게 일반적인 관례였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에 그룹적으로 미국의 정보 수집차원의 일이 아닌가 추측만 했을 뿐 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23일 열릴 예정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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