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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탈원전 반대 서명 50만명 돌파… "유권자 1.5% 서명 모아 靑에 다시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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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공학도 등 200여명 모여

"1.5% 서명이면 대만선 국민투표… 靑, 이번엔 성의있게 답해달라"

"저는 한국 원자력 기술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탈원전 이슈에) 어른들 일이라며 손 놓지 않겠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18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탈원전 반대 서명 50만명 돌파 국민보고'에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생 곽승민(20)씨가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해 12월부터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서명운동을 해온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등 17개 단체 회원 200여명이 모였다. 청와대가 1월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33만명의 청원서를 받고도, 두 달 만에야 '산업통상자원부로 문의하라'는 한 줄 답변을 한 데 대한 항의 집회였다.

조선일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탈원전 반대 서명 50만명 돌파 국민 보고’에 참가한 200여명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한국수력원자력 노조 등 17개 단체가 참가했다. 주최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원자력 기술이 종이비행기처럼 세계를 향해 날아가게 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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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탈원전 정책이 원자력공학도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고 입을 모았다. 단국대 원자력융합공학과 김종명(24)씨는 "정권이 바뀌면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참고 기다리자 서로 위로하지만, 불안해 전기기사 자격증 등 다른 공부 시작한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학생 소은서(24)씨는 "대통령께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라도 주셨으면 하는 바람에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실제 원자력공학 전공자의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신규 채용 인원은 2016년 821명에서 지난해 427명으로 줄었다. 한국원자력연료·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도 비슷하다. 그 결과 2013년 신설된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 올해 2월 졸업 예정자 16명 중 2명만 원전 업체 취직에 성공했다. 단국대는 2015년 문을 연 원자력융합공학과를 내년 다른 학과와 통폐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 학교가 올해 2월 배출한 첫 졸업생 5명 중 취업자는 1명. 그나마 원전과 관계없는 일반 기업이었다.

서명 운동에 참여한 17개 단체는 이날 '국민 63만명'의 서명을 받아 다시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63만명은 한국 유권자 1.5%다. 대만은 유권자 1.5%의 서명을 받으면 국민투표 안건 상정이 가능하다. 송종순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작년 3월 국민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국민투표법 개정을 국회에 요청하지 않았느냐"며 "63만명에게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할 테니 부디 성의 있는 답변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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