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고노 "한국 무례하다" 발언에 日외무성 간부도 놀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19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논의할 중재위원회 구성에 한국 정부가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할 때 내뱉은 "무례하다"는 표현은 실무진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즉흥적인 발언이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전날 고노 일 외무상은 남 대사를 초치(招致)한 자리에서 한국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따라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며 "시정 조치를 즉시 취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남 대사가 "일본의 일방적인 조치가 한일 관계의 근간을 해치고 있다"고 반박하며 "우리 정부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때 고노 외무상이 "잠깐 기다려 달라"고 말을 끊으며 "한국 측의 제안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고 이전에 전했는데도 그것을 모르는 척하며 (다시) 제안하는 것은 지극히 무례하다"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이 한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에게 말을 끊고 ‘무례하다’는 거친 표현을 쓴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사히신문은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심한 말로 상대를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의 이런 발언은 실무진과도 협의되지 않은 것이었다. 일 외무성 관계자는 고노 외무상의 ‘무례하다’는 발언에 대해 "사전에 조정한 것은 없었다"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은 일본 측에 고노 외무상의 발언에 대한 유감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고노 외무상이 보인 태도야말로 무례했다"며 "면담 종료 후에 우리 참석자가 일본 측 태도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조치로 격화된 양국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