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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號 검찰, 기수파괴 이어 ‘성차별 파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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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試 도입 19년만 여검사 첫 배출...조배숙·임숙경
2000년 29명→2018년 650명…활동·역할도 늘어
尹 총장 마초, 강골 이미지에 '여검사 발탁' 주목

"마초적이고, 보스 기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에서 걸어온 길도 주로 형사부보다 특수부에서 근무하셨지요?"

지난 8일 검사 출신 백혜련(52·사법연수원 29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후보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서 "25년간 검찰에 있으며 여검사들과 근무한 적이 얼마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국내에 여검사가 몇 명 없을 때부터 강릉과 성남 등에서 여검사들과 많이 근무해왔다"고 답했다.

백 의원은 이어 물었다. "특수부는 예전부터 여검사를 받지 않기 위해 부장들이 서로 (남검사를) 돌려막기 하던 문화들이 있었지요?" "앞으로 여검사에게 차별 없는 인사를 하겠습니까?" "남성 위주의 문화도 바꿔볼 것인지요?" '강골 검사' 윤석열을 당황하게 만든 질문이었다. 그는 "네. 네. 지난 인사 때도 서울중앙지검 주요 부서에 각각 여검사를 배치했습니다" 하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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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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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닻을 올리는 윤석열호(號) 검찰에 또 하나 주목할 부분으로 '여검사 발탁'이 꼽힌다. 검사 생활 내내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특별수사 분야에서 일한 ‘특수통’으로, 후배들에게 술과 밥 잘 사주는 ‘상남자’로 정평이 나 있는 신임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에서 여검사들이 얼마만큼 약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검찰 개혁과도 맞물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백 의원 지적대로 그는 검찰 내에서 '강골', '보스', '큰형님' '대(大)윤' 등으로 불려왔다. 나이 50이 넘도록 결혼도 하지 않았으니 젊음을 일과 동료, 술로 보냈다고들 한다. 워낙 후배들 술을 많이 사줘서 검찰 내에선 '전 재산이 마이너스 통장 뿐'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일 할 때는 고집 세고, '욱' 하는 성격도 명성이 자자했다. 2002년에는 갑자기 검찰을 떠나 로펌에 취직하더니 1년 남짓만에 다시 검찰로 돌아왔다. 변호사 시절 검찰청사 복도에서 짜장면 냄새를 맡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수사하던 시절이 그립다"며 검찰 복귀를 마음먹었다고 한다.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때 국정감사에서 윗선의 외압을 폭로해 전 정권 내내 지방을 전전했던 일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검찰 내에서 여검사의 수와 활동 영역, 그리고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 여검사는 29명으로 전체 검사(1200여명)의 2.4%에 불과했다. 18년이 지난 작년 기준 여검사는 650명으로 전체 검사(2158명)의 30%에 이른다. 이 중 간부직은 검사장 1명을 비롯해 차장검사 2명, 부장검사 25명 등 총 52명으로, 간부직 전체의 8% 가량이다.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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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진 전 동부지검장.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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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검사장’ 조희진 이어 이영주·이노공 등 脈 이어
여검사 85% "인사 불이익…男검사 ‘반쪽’ 취급도"
"공정한 인사 기대…첫 여성 고검장 나올지도"

여검사는 1963년 사법시험이 도입된 이후 19년이 지난 1982년 처음 배출됐다. 조배숙(63·12)과 임숙경(67·12기) 검사가 '1호 여검사'였다. 두 사람이 발령나는 검찰청에선 '여자 화장실'을 따로 마련해야 했다고 한다. 1986년과 1987년 두 사람이 연이어 판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여검사의 맥은 끊어졌다.

3년 뒤인 1990년 조희진(57·19기) 검사가 임관하며 다시 여검사가 등장했다. 조 검사는 2004년 의정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첫 여성 부장검사, 2013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1호 여성 검사장’이 됐다. 이후 제주지검장, 의정부지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거쳐 작년 6월 검찰을 떠날 때까지 그는 검찰의 ‘유리천장’을 깨왔던 대표 여검사였다. 최근 윤 신임 총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로도 추천됐으니 최초의 여성 검찰총장 후보도 기록한 셈이다.

조 전 검사장에 이어 두번째 여성 검사장이 된 이영주(52·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전 춘천지검장)과 ‘1호 특수부 여검사’인 김진숙(55·22기) 전 전주지검 차장검사, ‘1호 대검 여성 대변인’인 박계현(55·22기) 전 춘천지검 차장검사 등은 여검사의 역량을 보여준 대표 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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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노공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서인선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김남순 대검 수사지원과장.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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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검찰 인사는 특수·공안·기획 등 검찰 요직에 여검사들을 대거 배치해 화제였다. 이노공(50·26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개청 이래 첫 여성 차장검사로 발탁됐다. ‘1호 여성 공안검사’인 서인선(45·31기) 법무부 공안기획과장과 김남순(46·30기) 대검 수사지원과장, 김윤희(44·31기) 대검 DNA·화학분석과장 등도 해당 보직에 처음 발탁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찰 내 성차별은 줄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법무부의 지난해 성희롱·성범죄 전수조사에 따르면 여검사 85%는 ‘근무평정이나 업무배치, 부서배치에 불이익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일부 여검사는 "넌 남검사의 0.5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검찰 내 요직으로 꼽히는 특수부·공안부·강력부 등 전국의 인지부서에 배치된 여검사는 16.9%에 불과했다. 한 전직 여검사는 "앞으로 인지수사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분위기여서 여검사들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신임 총장에게 기대를 거는 여검사들도 있었다. 한 간부 여검사는 "윤 총장이 지검장에 취임한 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특수부 같은 인지부서에 여검사들이 상당수 배치된 것으로 안다"며 "검찰 개혁의 분위기도 있었겠지만 윤 지검장의 (여검사 발탁) 의지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경지검의 한 여검사는 "그동안 윤 총장의 스타일로 보면 인사 등에 있어 공정성을 잃지 않을 것 같다"며 "윤 총장 재임 중에 첫 여성 고검장을 기대하는 여검사들도 있다"고 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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