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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봉준호 ‘기생충’ 천만 영화 문턱···은유·상징 찾는 ‘N차관람’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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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개봉한 지난 5월 30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 붙은 포스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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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이 ‘천만 영화’의 문턱에 올랐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관객 1만1766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수 998만8580명을 기록했다. 1000만까지 남은 숫자는 불과 1만1420명. 전날과 같은 관객 추이가 이어진다면 이날 또는 다음날 <기생충>은 26번째 천만 영화가 된다.

영화관을 여러번 다시 찾는 ‘N차관람’ 관객들이 영화의 장기 흥행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생충>은 빈부격차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양한 장르와 촘촘한 서사로 그려낸 영화다. 관객들은 ‘N차관람’을 통해 서사와 장면을 파헤쳐 주제를 암시하는 다양한 은유와 상징을 읽어내려는 토론을 온·오프라인상에서 활발하게 벌여왔다.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과 관점에 대한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기생충> 개봉 이후 지난 18일까지 재관람 관객 비율은 5.1%로, 같은 기간 상위 10개 영화 평균 재관람률(2.9%)보다 높았다.

한 해에 네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올해 앞서 개봉한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은 5688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1만명(26.5%) 증가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5.4%p 상승한 52.0%였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영화 점유율이 50%를 넘긴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를 <극한직업>과 <기생충>의 흥행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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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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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지난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수상 소식이 곧 흥행의 원동력이 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한국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없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4·심사위원대상)>와 <박쥐(2009·심사위원상)>은 각각 326만명과 220만명을 모았고,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여우주연상)>과 <시(2010·각본상)>은 각각 171만명, 22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기생충>은 ‘영화제 수상작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챙겼다. 봉준호 감독은 세계 영화사에 현존하는 몇 안 되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감독으로 분된다. 영화 <살인의 추억>(2003)으로 525만명을 모았던 봉 감독은 <괴물>(2007)에서 1301만명을 모으며 ‘천만 감독’ 반열에 들었다. <기생충> 이전 마지막 극장 개봉작인 <설국열차>(2013) 역시 935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기생충>은 국내에서 1000만 고지를 넘으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까지 202개국에 판매돼 한국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미 개봉한 프랑스와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역대 개봉 한국영화 중 1위를 기록했다. 개봉 예정 국가에서의 추가 흥행도 기대된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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