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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송환법’ 시위에 친중파 맞집회… 혼돈의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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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격화… 7주째 이어져 / 경찰 ‘핵심 시위대’ 700여명 추적 / 고성능 폭발물 제조 혐의 3명 체포 / 친중진영 ‘폭력 반대’ 대규모 시위

세계일보

14일 홍콩 사틴 지역의 한 쇼핑몰 안에서 경찰관 한 명이 시위대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있다. 이날 홍콩에서 1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 반대 시위가 열렸으며, 경찰의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 A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된 홍콩 사태가 더욱 혼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주째 이어지고 있는 송환법 반대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격화됐으며 친중파 진영의 대대적인 맞대응 시위로 세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경찰은 시위 핵심 가담자 700여명을 선별해 집중 추적 중이며, 고성능 폭발물 물질 제조 혐의로 3명이 체포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시민 수만 명은 이날 오후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 주최로 열린 송환법 반대 행진에 참여했다. 지난달 9일 103만명을 시작으로 7주째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3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 참가자들은 코즈웨이베이에서 애드머럴티까지 행진을 벌이며 “행정장관 캐리람 사퇴”, “민주 선거제 도입” 등을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5만명의 참여를 예상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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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지지”… 홍콩 ‘실버 시위’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문제에 대한 대응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수백명의 노인들이 17일 홍콩 도심의 차터가든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철폐를 요구하며 정부 청사로 향하는 침묵 행진을 벌이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앞서 지난 20일에는 홍콩 내 친중 진영이 주도해 송환법 반대 시위에 맞서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집계로 31만6000명(경찰 추산 10만3000명)이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송환법 반대파와의 구별을 위해 하얀색, 파란색 상의를 입고 참가했다. 이들은 오성홍기를 흔들며 홍콩이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부각하고 폭력시위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예상 2만명을 훨씬 넘은 인원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지원 사격에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에서 “침묵하는 대다수가 영원히 침묵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극단세력이 외부세력과 결탁해 홍콩의 법치를 무너뜨리고 도시를 악순환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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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과격 시위를 주도한 700여명의 핵심 시위대를 추적 중이다. 대부분 25세 이하인 이들은 대학생과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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