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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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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콜레스테롤 많은 삼계탕, 살코기만 먹고 국물은 남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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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겨낸 반계탕 좋아

부추·양파·풋고추 곁들여

장어구이는 깻잎에 싸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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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보양식 잘 먹기 삼복(三伏)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삼복더위에는 건강을 잃기 쉽다.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은 물론 수분 소실로 인해 심혈관 질환 발병률도 높아진다. 그래서 예로부터 삼복더위엔 여러 보양식을 먹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삼계탕·보신탕· 장어구이 등이다. 공통점은 고칼로리·고단백·고지방 음식이라는 점이다. 보양식을 그대로 즐기다간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영양 과잉 시대인 요즘엔 보양식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예전에는 한여름 고칼로리 보양식을 먹는 것이 의미 있었다. 하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고 각종 대사 질환이 문제가 되는 현대에는 예전과 같은 고칼로리 보양식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보양식을 먹더라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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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장 나쁘면 고단백 음식 주의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인 보양식이 삼계탕이다. 닭 한 마리에 갖은 재료를 넣고 끓여 내는 삼계탕은 칼로리가 930㎉에 이른다.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칼로리 섭취량이 2000㎉인 것을 고려하면 하루 칼로리의 절반을 섭취하는 셈이다. 콜레스테롤양도 과도하다. 삼계탕의 콜레스테롤양은 471㎎ 정도다. 1일 권장량(200㎎)의 두 배가 넘는다. 다른 보양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신탕의 칼로리는 730㎉, 장어구이는 630㎉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한두 번 먹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초복·중복·말복 삼복 기간에 집중적으로 먹게 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복날이 되면 구내식당에서도 특선 음식이 나온다. 미팅이나 약속이 많은 회사원은 삼계탕이나 오리고기 등을 연일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 모임 메뉴도 보양식으로 정하는 일이 잦다. 이렇게 보양식을 자주 먹으면 콜레스테롤 등 지방 섭취량이 많아져 혈액이 끈적해질 수 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 남성 4명 중 1명은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데 삼복 기간에 보양식을 더 먹으면 심혈관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열량 섭취로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간이나 신장이 나쁜 사람은 보양식 섭취에 더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윤소윤 영양팀장은 “단백질을 독성 없는 요소로 바꾸고 처리하는 작업이 간과 신장에서 이뤄지는데 간·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고단백 보양식을 먹었을 때 장기에 과부하가 걸려 간성혼수·신부전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계탕의 단백질은 성인 1일 권장 섭취량(약 55g)의 두 배가 넘는 115.3g이다.

지나친 고단백 음식은 신경을 예민하게 할 수도 있다. 단백질 분해 산물인 암모니아 양이 많아지면 쉽게 짜증이 난다. 몸을 산성화시키기도 한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이 많으면 순간적으로 몸이 산성화되는데 이때 몸이 중성을 유지하려고 알칼리성 물질을 끌어다 쓴다. 대표적인 게 칼슘이다. 칼슘을 뺏기면 호르몬 조절 능력이 떨어져 불안·초조해지고 피로가 가중될 수 있다.

보양식의 단점을 피하고 장점만 취하려면 먹는 방법을 조금 달리하면 된다. 우선 삼계탕의 경우 지방질을 걷어내고 먹는 게 핵심이다. 윤 팀장은 “삼계탕의 높은 칼로리는 지방 함량이 높은 닭 껍질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집에서 요리할 때는 껍질 부분을 발라내고 닭을 살짝 삶은 뒤 국물을 한 번 버리고 요리하면 지방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을 먹을 때는 국물을 먹지 않는 게 핵심이다.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대부분 닭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요리하는데, 이때 지방 성분이 국물에 다량 녹아든다. 윤 팀장은 “살코기 위주로 먹으면 지방 성분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간·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닭 한 마리가 모두 들어간 삼계탕보다 닭이 반 정도 들어간 ‘반계탕’을 먹는 것도 방법이다.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도 추천한다. 고단백 보양식에 풍부한 인 성분이 칼슘의 흡수를 막는데 칼륨이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면 칼슘 흡수를 도울 수 있다. 삼계탕을 먹을 때 식초로 무친 부추겉절이를 먹거나 양파와 풋고추를 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오리나 장어 구이를 먹을 때도 깻잎에 싸 먹거나 부추겉절이를 곁들인다.

현대인 보양식 우유·요구르트 제품

현대 보양식으로 유제품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땀을 많이 흘리면 나트륨 외에 칼슘도 많이 빠져나가는데, 체내 칼슘이 부족하면 신경이 쇠약해지고 기력이 없어진다. 이때 칼슘이 풍부하면서도 단백질 함량이 높은 우유·요구르트 같은 식품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추어탕도 단백질과 칼슘이 모두 풍부하기 때문에 좋은 보양식이다.

항산화 비타민을 보충하는 방법도 있다. 과일에 풍부한 비타민 B·C·E 등의 항산화 비타민은 신경을 안정화해 더위로 인한 짜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우유나 요구르트에 포도·키위·토마토·수박 등을 넣고 갈아 별미로 먹으면 좋다.

한편 여름철에 덥다고 냉면이나 찬 음식을 계속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재우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신체의 표면 온도가 올라가면 몸이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내부의 장기는 차가워진다고 본다”며 “그래서 여름에는 오히려 따뜻한 성질의 음식으로 장기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계탕이나 장어탕 등도 따뜻한 성질이 있어 좋지만 칼로리가 과한 것이 문제인 만큼 양을 줄이고 기름기를 제거해 먹으면 도움이 된다.

따뜻한 성질의 차를 수시로 음용하는 것도 좋다. 한방에서 추천하는 대표적 한약재는 인삼이다. 따뜻한 성질을 지닌 데다 사포닌이 피로 해소 효과도 있어 달여 먹으면 좋다. 맥문동과 오미자는 기운을 보충하고 피부의 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인삼·맥문동·오미자를 함께 가루로 내어서 만든 차(생맥산)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며 “여름철 미지근한 물에 풀어서 수시로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여름철 몸 보양법





● 혈액이 끈적해지지 않도록 하루 8잔 이상 물 마시기

● 고단백 음식은 적당히, 기름기 제거하고 먹기

● 고단백 보양식 먹을 때는 반드시부추·양파 등 채소와 함께 섭취

●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수시로 섭취 (단, 당뇨병이 있으면 토마토 섭취 권장)

● 기온이 높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숙면 중요. 7시간 이상 충분히 자기

●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하체 운동(스쿼트 등) 꾸준히 하기

● 야외 운동 시 전해질 공급해 주는 이온음료 꼭 챙기기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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