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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7월 국회 선그은 與…오늘 회동 '추경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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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여야3당 원내대표 '정기 회동'서 막판 협상

이번에도 회동 불발되면 사상 최초 추경 무산될 수도

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6월 임시국회에서 불발된 추가경정예산안이 22일 분수령을 맞는다.

이날 국회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회동한다.

매주 월요일 열리는 문 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정례회동이긴 하지만, 지난 19일 여야가 끝내 합의하지 못한 추경을 두고 만나는 만큼 관심이 쏠린다.

막판 극적으로 합의를 도출한다면, 추경은 89일 만에 국회 본회의 문턱까지 오게 된다.

현재 이번 추경은 역대 세 번째로 국회에 오래 체류한 추경이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추경은 2008년 광우병 논란 당시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기까지 91일이 걸렸다.

이번에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추경은 더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이 추경 처리를 약속하지 않는다면,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고 했다. 한국당의 시간 끌기 전략에 더 이상 휘말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이 '추경을 처리하자'고 나올 때까지 우리로서는 소모적인 의사일정 합의 시도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추경을 두고 여러 합의 조건을 내세우는 야당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경찰.검찰 조사를 받는 한국당 의원들에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정치적 타협으로 고소.고발 취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지어 "두 달도 채 안 돼 패스트트랙 휴전 기간이 끝날 수도 있다"며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다시 한 번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도 암시했다.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한국당도 압박에 굴하지 않고 맞불을 놓는 형국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일본 통상보복 조치라는 국가 위기마저도 추경 압박을 위해 활용한다"며 "깜깜이 생색용 1천2백억, 3천억으로 일본 통상보복 위기가 극복되겠나? 기업들 입장에서는 허망한 이야기"라고 받아쳤다.

이어 "외교.안보라인은 물론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될 이 위기 앞에 제식구 감싸기에만 골몰하는 스스로의 한심한 모습을 보라"며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하 친일 프레임을 가져오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 속에서 한국당이 추경 처리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한일 축구경기에 비유하며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 말로 신(新)친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양측이 회동 전날까지 각을 세우면서 추경 처리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편이지만, 마지막 불씨는 남아 있다.

현재 교착지점은 한국당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위한 본회의와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입장과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민주당의 입장 사이에 있다.

그런데 지난 19일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 민주당에서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관련 국정조사는 받을 수 있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이때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국정조사 수용 여부에 대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진행상황부터 살펴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정조사에 대해 평소 "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던 것과는 달라진 기류를 내비친 것으로, 협상 막판 새로운 카드를 만지작거린 모양새다.

한국당도 일본의 경제보복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계속 추경을 붙잡아두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점을 감안해 국정조사 수용 정도로 당 내 협조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문희상 의장과 원내대표들 간 회동에서 다시 한 번 기적이 일어나길 희망한다"며 마지막 협상 가능성을 남겼다.

만약 이번 회동에서도 추경 처리가 불발된다면, 추경은 사상 최초로 좌초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원내대표가 못박은대로 7월 임시국회를 열지 않는다면 8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이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라올 수는 있지만, 이때는 9월 정기국회를 한 달 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이다.

9월은 2020년도 예산안이 정부에서 국회로 제출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8월 추경이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있다. 또 8월에 추경이 통과되면, 이 예산이 직접 집행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추경의 불용(不用)액이 많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여야 협상이 추경의 운명을 가를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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