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 11시쯤 홍콩 위안량 역에 모인 흰옷의 남성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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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중국으로의 범죄인 송환 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7주째 이어지면서 정치적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한 지하철역에서 정체 모를 흰옷의 남성들이 시민을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쯤 위안랑(元朗) 역에서 흰옷을 입은 다수의 남성이 시민들을 공격하면서 최소 36명이 다쳤다.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주로 검은 옷을 입은 반(反)중국 시위대를 공격했던 것으로 보아 친중파의 소행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SCMP는 이들이 폭력 조직인 삼합회 조직원들로 보였다고 전했다.
흰옷 남성들은 역 안에 있는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쫓아 지하철 안으로까지 들어가 금속 막대기와 각목 등으로 폭행을 가했다. 역 곳곳에는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이 남았다. 이 무차별 폭력 행위는 경찰이 밤 11시30분쯤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
시위대는 홍콩 연락판공실 벽에 스프레이페인트로 반중 구호 등을 썼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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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의 반중 감정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홍콩 연락판공실 앞 중국 중앙정부를 상징하는 붉은 휘장에 먹칠하는 등 강한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오후 3시쯤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된 이날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43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밤 발표한 담화에서 "이런 행위는 중국 정부 권위에 공공연히 도전하고 일국양제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으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홍콩 경찰이 적시에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시위 양상이 더 과격해지는 것을 우려해 핵심 시위대 700여 명을 추적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22일 성명을 내고 "국가 휘장을 훼손해 국가 주권에 도전한 시위대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홍콩 자치정부는 이번 사건을 법에 따라 심각한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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