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전 계열사 사장들에게 ‘공감(共感)’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신 회장이 냉랭한 한일 관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시선이 쏠렸지만, 구체적인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경제 제재로 롯데 일부 계열사들이 불매운동 대상으로 떠오르자 사회적 책임을 다해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던진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지난 5일간 진행한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20일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회의 마지막날 공감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 받게 된다”며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단순히 대형브랜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이어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 회장은 “최근의 빠른 기술 진보에 따라 안정적이던 사업이 단기일 내에 부진 사업이 될 수도 있다”며 “투자 진행 시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요소도 반드시 고려돼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권한 이양을 통해 기동력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토록 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우수한 젊은 인재 확보 및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사업군별로 모여 주요 계열사가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다같이 논의하는 방식으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Internal IR’이라는 부제 아래 참석자들이 투자자의 관점에서 각 사의 발표를 듣고 가상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신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BU장, 금융사를 포함한 58개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 약 140명이 참석해 지난 4일 간의 회의를 리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 투자 결과는 롯데칠성음료, 롯데홈쇼핑,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이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 회장은 “롯데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리먼 사태 등을 오히려 기회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왔다”며 “앞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각 사의 전략이 투자자, 고객, 직원, 사회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남은 하반기에도 이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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