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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편의점서 자취 감추는 日 맥주…호프집도 아사히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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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등 일본맥주 발주 중단하는 편의점주 늘어

-실제 일본맥주 매출 20~40% 급감…국산 반사이익

-주점 등도 생맥주 교체 움직임…“도매상에 관련 문의 늘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판매 상위권을 꿰차온 일본 맥주가 진열장 한 구석으로 밀려나고 있다. 특히 골목상권 점포들은 주 고객인 동네 단골들 정서를 고려해 일본 맥주를 아예 빼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생맥주를 취급하는 주점도 기존 사용하던 일본 브랜드를 국산이나 다른 수입산 제품으로 교체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 붙은 불매 운동이 열기를 더하면서 수입맥주 판매 1위 아사히를 포함해 기린, 산토리, 삿포로, 에비스 등 일본맥주 발주를 최근 잠정 중단하는 편의점주들이 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정모(45)씨는 "최근 아사히, 기린 등 재고가 쌓이다보니 2주째 발주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이 서서히 줄더니 이제는 하루에 한 캔도 안 나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맥주를 아예 빼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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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수입맥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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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아직 일본 제품을 따로 빼거나 하진 않았는데도 지난주만 보면 (일본맥주) 매출이 70% 이상 빠졌다"며 "맥주 전체 매출은 비슷한 걸 보니 국산이나 다른 수입맥주를 사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동네 단골 중에 '아직도 아사히 안 빼고 뭐하냐'고 호통치는 분이 간혹 계셔서 아예 빼야할지 고민은 된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일본맥주 불매 움직임에 수입맥주 인기상품과 국산 맥주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편의점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하이네켄, 칭따오를 평소 2배 수준으로 발주했는데도 주말새 다 팔렸다", "가게 문 열고 지금까지 아사히가 부동의 1위였는데 하이네켄이 밀어냈다" 등 일본맥주 불매 따른 영향 체감하고 있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실제로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1~21일 일본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간(6월1~21일) 대비 40.3% 급감했다. 반면 국산맥주와 일본 외 다른 수입맥주 매출은 각각 2.9%, 2.3% 늘었다. GS25에서도 이달 1~17일 일본맥주 매출은 직전 17일(6월14~30일) 대비 24.4% 감소한 반면, 국산맥주는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제품 불매 영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브랜드 생맥주를 취급하는 음식점과 주점 등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일본 음식점을 운영하는 오모(41)씨는 "아사히 생맥주와 국산 병맥주를 판매하고 있는데 요즘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대체할 다른 맥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는 점주 이모(27)씨는 "불매운동 영향인지 최근 한달 매출이 10%는 빠진 것 같다"며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아사히 생맥주를 아예 빼버렸다"고 했다. 최근 외식 자영업 커뮤니티에는 ‘대체 생맥주를 추천해달라’는 요청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서울 마포 일대를 중심으로 주류도매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식당이나 호프집에서 아사히 등 일본 생맥주를 다른 맥주로 교체하고자 하는 문의가 늘기 시작했다"며 "현재까지 10여개 업소에서 문의가 있었고 이중 2~3곳이 다른 맥주로 교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는 일본 생맥주를 국산 등으로 교체하려는 업주들이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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