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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군수에게 바란다' 공개를 비공개로, 산청군 행정과장 "모두 내가 책임지겠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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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산청군처 청사 전경


산청군이 군 홈페이지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민원인의 공개로 올린 글을 아무런 동의 없이 마음대로 비공개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군민의 알권리를 방해하고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 출판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비민주적인 정황이 드러나 지역내 파장이 되고 있다.

경남뉴스 기자는 지난 18일 군수실을 찾아 비서에게 기자의 신분을 밝힌 후 "군수에게 바란다의 글을 누가 비공개로 전환하라고 시켰는지,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 비서 임의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처음에는 "네"라고 대답을 하면서도 재차 묻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 "본인이 답변할 부분이 아니다"는 등 대답을 번복했다.

산청군 홈페이지 관리 자체 규정에 따르면 '산청군 인터넷시스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민원인의 글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 그럼에도 민원인이 '군수바란다' 게시판에 공개로 올린 글을 비서가 마음대로 비공개 전환했다.

이에 기자는 "내가 다시 공개로 바꾼 후에는 왜 다시 비공개로 전환하지 않았냐, 경고합니다!라고 제목으로 변경해서 전환 안했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네"라고 대답하면서도 "아마 행정과에서 상의하셔 가지고"라며 말을 흐리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누구의 지시를 받고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끝까지 답변을 회피하며 여기 저기 전화를 시도하는 등 어쩔 줄 몰라 했다.

잠시 후 공보계장이 들어와 "너 했재. 지가 어제 했다 카더라"며 비서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하던 차에 행정계장이 왔다.

행정계장은 취재 중인 기자에게 "왜 그러느냐"고 물어 "계장님이 내리라고 그랬냐.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본인이 어떻게 글을 내리라마라 하겠느냐"며 사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행정과장까지 군수실로 찾아와 사무실로 가자고 재촉해 자리를 옮겨 취재를 이어갔다.

"군수님은 아무 말도 없었냐. 누가 왜 마음대로 게시된 글을 비공개로 전환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행정과장은 "군수가 군수실에 찾아온 언론사 대표와 국장, 주재기자 앞에서 담배를 피운 건 사실이다" 고 인정했다.

그는 "군수에게 바란다는 비공개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라면서 산청군 인터넷 관리 조례와는 배치되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또 "시시비비 여부는 검찰이나 판사가 가려야 할 부분이지 왜 과장님이 임의적으로 민원인이 공개로 올린 글을 비공개로 바꾸라고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비공개로 바꾸라는 지시를 했다. 내가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으면 법률적이든 뭐든 당연히 내가 책임을 질거다. 고발을 하든지 조치를 하면 된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더 이상의 취재를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언론 출판의 자유가 엄연히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청군과 행정과장은 헌법에 위배되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면서 "결국은 군수가 지시한 것 아니냐"고 개탄했다.

경남=이경화 기자 7470002@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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