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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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일본 경제 보복 사태에 관한 '여론전'의 최전방에 나서고 있다. 조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3일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죽창가'를 올린 뒤 열흘간 40여 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대부분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사나 인터뷰, 정부 보도자료 등이었다. 조 수석이 강경 발언으로 일본 논리를 공격하고 국내 지지를 호소한 데 대해 야권은 "반일감정을 선동한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 수석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비방·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無道)하다"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사법) 주권이 타국, 특히 과거 주권침탈국이었던 일본에 의해 공격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에 동조하거나 이를 옹호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 역시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여론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앞서 조 수석은 한일갈등이 고조되던 지난 13일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인 '죽창가'를 소개하면서 여론전 선봉에 섰다. 이후 '이적(利敵)' '친일파' 등을 언급하며 일본 정부, 국내 정치권과 언론 등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다"라고 남겼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친일파'라는 단어가 동원됐다. 조 수석은 "2012년 및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입장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은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에도 "문재인 정부는 국익수호를 위해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라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은 조 수석의 글이 국민을 분열시킨다며 페북 정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21일 논평을 내고 "조 수석의 반일 감정 조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충성하면 '애국', 정당한 비판을 하면 '이적'이라는 조 수석의 오만함과 무도함에 국민이 치를 떨 지경"이라며 "국민 정서를 이분법적 사고로 나눈 것도 모자라 반일 감정까지 선동하는 그 의도가 뻔하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수석도 아닌 민정수석이 나서서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가에 책임 있는 분들이 말을 잘못하면 외교 당국자나 대통령께서 움직이시기가 굉장히 협소해진다. 참모들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누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보고 나서지 말라는 사람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며 "일본 외교부 장관이 무례하게 하면 외교적으로 우리가 대응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말로 싸우자는 건가. 우리나라 정부를 대변하고 있는 외교 수석이나 외교부 장관이 나서야지 민정수석이 이러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은 국가에 책임 있는 분들이 말해야 할 때라며 "조 수석은 법학자로서, 대통령 참모로서 소신을 밝힐 필요가 있다. 대통령 참모가 말하지 않으면 누가 이야기하겠는가. 조 수석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대통령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강 의원은 "외무장관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하는데, 외무장관이 이 같은 발언을 하면 공식적인 것이 된다. 때문에 외무장관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본다"면서 "일본 문제뿐만 아니라 이제 법의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결을 일본이 무시했기 때문에 조 수석은 대통령에게 법을 조언하는 사람으로서 이야기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일본이 문재인 정권을 운운하고 있으니 대통령 참모인 조 수석이 가만히 있어도 안 된다. 세 번째, 외교의 공식적인 채널이 말하는 것보다도 오히려 공식 운신을 넓힐 수 있는 정치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 수석이 오히려 나서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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