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22일 오후 1시30분부터 배재고 자사고 재지정평가 청문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학부모 100여명이 교육청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최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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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오전에 이어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 모여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평가에서 탈락 대상이 된 학교들은 평가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법정 다툼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2일 오후 1시30분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 앞에는 배재고 학부모 100여명이 모였다. 이날 시교육청에서 열리는 자사고 청문절차를 지켜보며 자사고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히기 위함이다.
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9시30분 경희고를 시작으로 배재고, 세화고 3개 고교의 청문을 차례로 개최한다. 배재고 청문은 오후 1시30분에, 세화고는 오후 4시에 열린다.
청문에 참여하기 위해 시교육청에 도착한 고진영 배재고 교장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 지표와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교장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 내용 자체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우리가 이중 감점 받는 부분에 대해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가 항목 자체가 모순되는 부분이 많다"며 "청문에 제출할 의견서에 이를 기재해 교육청 측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가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고 교장은 "청문 절차 자체에서 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부동의해줄 거라 기대하진 않는다"며 "(지정취소 확정) 결과가 나오는대로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고 그것은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법인을 지정해 자사고들이 함께 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학교별(로 이의제기하는) 평가지표는 조금씩 다르므로 이는 따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시위도 오전에 이어 계속됐다. 집회는 청문이 시작될 무렵인 오전 9시쯤부터 개최됐다. 오전에는 청문 학교였던 경희고 학부모 100여명이, 오후에는 두 번째 청문 대상인 배재고 학부모 10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학부모들은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침묵 시위'를 벌였다. 침묵 시위 형식을 택한 것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학생, 학부모 의견이 배재된 것에 항의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은 구호를 외치는 대신 '자사고 말살=교육 일원화' '정치적 평가, 이념평가, 자사고 평가 거부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내보였다.
학부모들은 자사고에 '고교 서열화의 주범' '등록금 비싼 귀족학교' 등의 이미지를 덧씌운 교육당국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직장에 연차를 낸 최희정씨(46)는 "우리는 귀족학교 학부모도 아니고 아이들이 가고싶은 학교를 보내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나 학생 의견을 듣지도 않고 평가를 단행한 교육감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자녀를 특수목적고, 명문대에 보낸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를 없애는 데 앞장서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배재고 학부모는 "교육감 자식은 특수목적고에 보내놓고 정작 본인이 자사고는 없애려 하는 게 논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이날 신고된 집회 참석 인원이 300명이며 집회 예정 시간은 이날 저녁 6시까지라고 밝혔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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