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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中, 캄보디아 해군기지 이용 밀약”…미중 안보 갈등 확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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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림 기지 내 중국군 주둔 등 합의
30년 사용 후 10년마다 허가 자동갱신
폭격기 이착륙 활주로 갖춘 공항도 신설”
캄보디아 총리 “헌법 위배… 가짜뉴스”
中, 대미투자 트럼프 취임 뒤 89% 급감


미중 갈등이 경제는 물론 안보 등 분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이 캄보디아 해군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비밀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어 온 중국이 캄보디아 해군기지를 이용하게 되면 말라카해협 등에 군사력 투사 능력을 강화해 미 동맹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 관리들을 인용해 지난 봄 중국 인민해방군이 타이만에 접해 있는 캄보디아 림 해군기지를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하는 비밀 합의에 중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 건설은 2017년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어 두 번째다.

림 해군기지에서 약 64㎞ 떨어진 다라 사코르에는 중국 국영 건설업체가 공항을 신설 중이다. 내년에 문을 열 예정인 이 공항은 대형 민간 여객기는 물론 중국의 장거리 폭격기와 군 수송기가 이착륙하기에 충분한 활주로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림 기지는 현재 190에이커(약 76만 8902㎡) 부지에 1개의 부두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캄보디아의 초기 협상안에는 2개의 부두를 추가로 건설해 두 나라가 각각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림 기지 내 중국군의 주둔과 무기 소지는 물론 중국 군함 정박 및 무기 저장을 인정하는 내용이 초안에 담겼다. 중국은 첫 30년간 기지 사용 후 10년마다 사용허가를 자동 갱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는 중국과의 비밀합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WSJ 보도와 관련, “날조된 뉴스 가운데 최악”이라며 “외국의 군사기지를 유치하는 것은 캄보디아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지난 4월 림 해군기지 시설 보수를 위한 자금지원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가 두 달 만인 6월 이를 번복하면서 중국과 캄보디아 간 림 해군기지 밀약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미국이 캄보디아 정부의 인권 탄압을 자주 비판하면서 충분한 당근은 제시하지 않은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의 여파로 중국의 대미 직접 투자가 지난 2년 새 88.8%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2016년 465억 달러(약 54조 6600억원)로 정점을 찍었던 중국의 대미 투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54억 달러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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