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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美·中, 이번엔 ‘캄보디아 軍기지’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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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해군기지 中이용할 수 있게 / 캄보디아, 中과 비밀협정 체결 / 美, 中 해외 군사력 확대에 반발

세계일보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에 있는 캄보디아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중국과 캄보디아가 최근 캄보디아 해군 기지에 중국 군대를 주둔할 수 있는 비밀 협정을 맺자 미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이 전 세계에서 군사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캄보디아 해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는 협정을 비밀리에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 협정은 올봄에 체결됐으나 중국이나 캄보디아가 모두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WSJ가 전했다.

미국 측은 중국과 캄보디아가 맺은 최종 협정 문안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협정 초안을 입수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과 캄보디아는 중국군이 타이만에 접해 있는 캄보디아 림(Ream) 해군 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의 비밀 협정에 서명했다. 림 기지는 현재 190에이커(76만8902㎡) 부지에 1개의 부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초기 협상안에는 이곳에 2개의 부두를 추가로 건설해 하나는 중국이, 나머지 하나는 캄보디아가 사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WSJ가 전했다. 중국과 캄보디아는 림 기지 내 중국군의 주둔과 중국 군함 정박 및 무기 저장, 중국군의 무기 소지를 각각 인정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 기지를 처음 30년 동안 사용하고, 그 이후에는 10년 단위로 사용 허가를 자동 갱신할 수 있다고 WSJ가 전했다.

중국과 캄보디아 당국은 비밀 협정 체결 사실을 ‘가짜 뉴스’라고 부인하고 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22일 “이것(WSJ의 보도)은 캄보디아에 대항해 날조된 뉴스 가운데 최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군사기지를 유치하는 것은 캄보디아의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 측도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캄보디아 측이 이미 부인한 것으로 안다”면서 “과도하게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캄보디아는 전통적인 우방으로 각 분야에서 전면적인 협력을 해왔다. 양측의 협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호혜적이고 평등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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