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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사설] 고꾸라지는 수출, GDP 2% 성장도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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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던 수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관세청이 어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283억달러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6%나 줄었다. 조업일수가 0.5일 많았던 것을 감안해 일평균 수출액을 비교하면 -16.2%로 감소 폭은 더 커진다. 지난해 12월부터 수출이 감소했으니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수출이 꺾인 영향이 컸다. D램 가격 하락과 글로벌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수출액은 최근 7개월 동안 30.2% 빠졌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도 매달 10% 이상 감소했다. 주요 수출국들과 비교한 성적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세계 10대 수출국 중에 7위인 한국은 올해 1~4월 수출이 6.9%나 줄면서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무너지면서 성장률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2.5%에서 2.2%로 0.3%포인트나 내렸지만 이마저도 위태롭다는 경고가 나온다. 모건스탠리, 노무라증권, IHS마킷, ING그룹 등 외국 금융사와 시장조사기관들은 이미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하반기에도 미·중 통상마찰이 이어지고 일본의 수출규제 파장이 본격화하면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아질 수 있으니 걱정이다.

정부는 수출이 총체적 난국에 빠진 주된 이유를 외부 요인으로 돌리고 있지만 잘못된 정책 탓도 무시할 수 없다. 주요 수출국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우리는 금융 지원 등 구태의연한 정책만 고집하다 보니 갈수록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산업의 체질을 바꿀 과감한 개혁 정책을 펼쳐야 한다. 자동차와 철강, 조선 등 주력 업종은 빨리 구조조정을 끝내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바이오와 인공지능 등 반도체를 이을 효자 품목 발굴과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개혁이 절실하다. 수출은 성장 기여율이 60~70%에 달하는 만큼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하루빨리 수출 경쟁력을 복원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그대로 침몰할 수밖에 없다. 외부 탓만 하며 허송세월을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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