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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원정 밭일' 가던 시골 노인과 외국인… 승합차 뒤집어져 4명 사망·9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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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서 6시간 넘게 이동중 삼척 급커브 내리막길에서 전복

양파 수확 작업을 위해 주민들을 태우고 이동 중이던 승합차가 전복돼 4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2일 오전 7시 33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명 '석개재' 지방도에서 그레이스 승합차가 도로 왼쪽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강모(여·62)와 정모(여·62)씨, 태국인 A(44)·B(여·34)씨 등 4명이 숨졌다. 또 김모(여·76)씨 등 9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승합차엔 60·70대 여성 7명과 태국인 9명 등 16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태국인 3명은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22일 오전 7시 33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도로에서 전복된 승합차가 사고 처리에 나선 크레인 줄에 묶여 옮겨지고 있다. 사고로 타고 있던 16명 중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이들은 양파 수확 작업을 위해 경북 봉화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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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날 오전 1시 충남 홍성군을 출발해 경북 봉화군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봉화에선 일당 6만원씩을 받고 양파 수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난 곳은 강원 삼척시 가곡면과 경북 봉화군 석포면을 잇는 일명 '석개재' 고개로, 사고는 오른쪽으로 굽은 급커브 내리막길에서 발생했다. 차량은 전복 전 도로 좌측 콘크리트 축대벽을 1차로 들이받은 뒤 30m가량을 미끄러져 내려왔으며, 가드레일을 2차로 추돌한 뒤 전복됐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타이어 밀린 자국이 없는 점으로 미뤄 차량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2002년식 15인승 그레이스 승합차로, 차량엔 탑승 정원이 1명 초과한 상태였다. 사고 당시 일부 탑승자만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숨진 승합차 운전자 강씨는 과거에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지난 2009년 1월 충남 홍성군 홍성읍 옥암리 도로에서 강씨가 몰던 승합차가 앞서 가던 굴착기를 들이받았다. 당시 15인승 승합 차량에는 강씨와 밭일 작업을 위해 동원된 주민 등 16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강씨는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돼 이후 재판에서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농촌에서는 이번에 사고를 당한 주민들처럼 타지로 원정 밭일을 다니는 고령 주민이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전남 영암군 신북면 장산리에선 25인승 미니버스가 앞서 가던 코란도와 추돌해 타고 있던 주민 15명 중 8명이 숨졌다. 사고 주민 대부분이 영암과 나주 등지를 돌아다니며 밭에서 일하고 일당을 받던 60·70대였다.

[삼척=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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