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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삼성전자, 기술명장 100여명이 상생컨설팅…특허 2만7천건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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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상생경영 ◆

매일경제

지난 3월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9 상생협력데이`에서 TV 섀시 제조 협력사 `인지디스플레이` 조승민 이사(오른쪽)가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가운데)에게 회사의 스마트 공장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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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쟁 패러다임이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협력사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의 협력사 지원도 거래대금 현금 지급 등 단순하고 1차원적 방식에서 벗어나 경영 노하우 전수, 기술 이전 등을 통한 '상생 생태계' 구축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경영 전반에 이르기까지 전 협력사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발전이 곧 삼성전자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철학 아래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협력사의 R&D 경쟁력을 제고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해당 전문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진 삼성전자 임원과 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하고 협력사 현장의 맞춤형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3년 협력사 제조현장 개선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마케팅, 개발, 제조, 품질, 구매 등 8대 분야로 확대해 종합혁신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특허 개방'은 중소기업의 R&D 경쟁력 강화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5년부터 보유 특허 총 2만7000여 건을 개방했다. 특허 활용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이 특허 공유를 신청하면 삼성전자의 특허 전문가와 계약 조건 등 협의를 거쳐 특허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사내 특허 전문가를 통해 중소기업이 필요한 기술 분야에 대한 특허 매칭 및 특허 출원, 활용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이 개방 특허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R&D 지원에 있어 협력사 안전관리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협력사 환경안전 관리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을 구성해 국내외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노하우 전수, 교육 등 환경안전 개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7년에는 고위험 화학물질 사용 협력사에 대해 저위험 물질로의 대체를 유도해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육성 대상 우수 협력사를 매년 확대해 국내외 전 협력사의 환경안전 리스크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협력사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사업'은 삼성전자의 R&D 상생의 대표적 예다. 삼성전자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한층 높이는 지능형 공장인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앞장서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 사업을 종합 지원 활동으로 발전시켰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추진해오던 스마트공장 사업을 2018년부터 향후 5년간 중소·중견기업에 필요한 종합지원 활동으로 발전시켜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의 일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5년간 총 1000억원을 조성해 2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우수 제품과 기술 전시회를 열어 국내외 거래처나 투자자를 발굴·매칭해주고 있다. 판로 개척을 비롯해 지원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국내외 바이어 발굴 매칭, 글로벌 홍보방송,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중소기업 역량 강화에 5년간 총 100억원 규모 재원도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정기 조직개편에서 '스마트공장지원센터'를 신설했다.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2015년 만든 '스마트공장 지원 태스크포스'를 한층 격상한 것이다. 센터장은 사장급인 글로벌 제조 전문가 김종호 전 글로벌품질혁신실장(고문)이 임명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제조현장 혁신, 공장 운영 시스템, 제조 자동화 분야에 걸쳐 150명에 달하는 전문가를 선발했다. 이들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제조현장에 상주 또는 상시 방문해 삼성전자의 제조 노하우를 맞춤형으로 직접 전수해주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 확대로 인해 1만5000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지원 대상은 2015년 120개사에서 2016년 479개사, 2017년 487개사로 빠르게 늘었다. 3년간 1086개사가 삼성전자의 제조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이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이 58%, 품질이 54%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제조현장 혁신, 공장운영시스템, 제조자동화 등 총 150여 명의 전문가를 선발해 스마트공장 지원 기업의 제조현장에 상주 또는 상시 방문해 삼성전자의 제조 노하우를 중소·중견기업 현황에 맞도록 전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이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일반 중소기업의 종합적인 R&D 및 생산 경쟁력 강화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고, 제조현장 혁신을 통해 기업문화를 개선하며, 중소기업 혁신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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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광주광역시에서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그린시티`를 방문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 참여 중소기업 대표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냉장고 제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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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또 스마트공장 확대에 따라 약 1만5000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년 8월 발표 이후 같은 달 공고를 내서 10월께 505개 기업을 선정해 지원 중이며,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 500여 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 중이다. 특히 올해는 500여 개사 대표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으로 초대해 스마트공장 구축 노하우와 공정 라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추가로 지원 업체와 협력회사가 동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패밀리혁신'과 업종별 협동조합에 속한 기업들이 함께 혁신할 수 있는 '협동조합 동반 구축' 지원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는 삼성전자와 함께 올해부터 '패밀리혁신' '협동조합 동반혁신' 사업을 추가해 지원 업체를 모집했다. 올해 '패밀리혁신'과 '협동조합 동반혁신'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100여 개에 달한다.

'패밀리혁신' 사업은 지원을 받는 모기업과 협력회사가 함께 동반 혁신을 진행하면 원가 절감, 품질 확보, 생산성 향상이 공급사슬 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게 돼 기업의 종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간 상생도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예가 지난해 '패밀리혁신' 시범 사업에 참여한 인천 소재 바퀴류 제조회사인 '삼송캐스터'다. 이 회사는 초기 협력사에서 입고되는 부품의 불량이 많았다. 협력사에서 한꺼번에 며칠분의 부품을 납품해 현장에서 부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문제는 삼송캐스터 단독으로 해결이 불가능해 협력회사와 혁신조직을 구성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중기부·중기중앙회와 함께 협력하는 것 외에 판로 개척·인력 양성·신기술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 150곳이 참석하는 스마트비즈엑스포를 코엑스에서 열었다. 국내외 바이어 상담회와 투자 유치 설명회가 이어졌다. 또 삼성전자 협력사 교육과정을 일반 중소·중견기업에 개방했다. 그 결과 매년 1400명이 15개 과정에서 연수를 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스마트공장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도록 전문가 양성과정도 마련했다. 스마트공장 구축 후 업체들이 스스로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다. 2016년부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매년 1000여 명이 24개 과정을 듣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보유한 특허 중 일부도 무상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팩토리 공장을 구축한 대표적 기업으로는 씨월드, 쿠키아, 동성사 등이 있다. 식품 제조업체 씨월드는 2016년 공장을 이전하면서 일부 공정에 대해서는 자동화하지 못했었다. 수작업은 생산량이 고르지 않고 불량률도 더 높다. 이에 스마트팩토리 구축 지원을 요청했고 파우더 자동화설비 등을 도입할 수 있었다.

민관 공동투자 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 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에 2013년 11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청은 100억원씩 총 200억원의 개발기금을 공동으로 조성해 중소기업 R&D 과제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총개발비의 75% 이내에서 최대 1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2014~2017년 20개사에 139억원의 개발자금을 지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R&D뿐만 아니라 조직관리 등 경영 전 분야에서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인적 역량 개발 지원, 경쟁력 제고 지원 등 다양한 상생협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성장의 온기가 전 협력사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1차 협력사의 지원 내용을 2차 협력사로 전파해 '따뜻한 성장'을 이뤄나가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총 300여 개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수원에 있는 상생협력아카데미의 협력사 전용 교육시설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협력사들은 신입사원 입문 및 간부·임원 승격 과정 등 계층별 교육과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전문직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총 863개의 1·2차 협력사 임직원 1만7600명이 참여했다.

[기획취재팀 = 이한나 기자 / 한예경 기자 / 노현 기자 / 김기정 기자 / 신찬옥 기자 / 전경운 기자 / 이종혁 기자 / 황순민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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