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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포스트 황창규' 속도내는 KT…9월께 사외 후보자군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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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사내 후보군 이어 두번째 인선 절차

정관계 인사 최대한 배제, 공모·지배구조위 추천 병행

연내 최종 후보 내정 목표, 지배구조재편 부작용 최소화 복안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KT가 황창규 회장의 후임을 정하기 위해 오는 9월 사외 회장 후보자군 구성에 나선다. 지난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의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회장 후보군을 좁힌데 이어 두번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다. 황 회장의 임기를 고려하면 다소 빠른 일정이지만 정기 임원 인사가 단행되는 12월 이전 신임 회장을 내정해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연내 최종 후보 내정 목표

KT 관계자는 23일 "지배구조위원회가 지난 4월부터 사내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인선작업을 시작한 가운데 오는 9월께 사외 후보자군 구성에 나설 계획"이라며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전후해 신임 회장 역시 내정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내 후보군들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사내교육, 인터뷰,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군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오는 9월 사외 후보군을 구성하고 회장후보심사위원회도 조기 가동해 본격적인 회장 인선 작업에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외 후보군 구성 작업은 종전처럼 외부 공모를 비롯해 지배구조위원회의 추천 등으로 진행된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이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정관상 현 회장의 임기만료 3개월 전까지 구성하도록 돼있어 오는 12월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KT는 이를 앞당길 계획이다. 일정에 임박해 신임 회장을 내정하는 대신 연초까지 내정자를 정해 놓고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인수인계 기간을 충분히 두겠다는 의도다.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지배구조위원회는 오는 9월께 사외이사 후보군 구성을 마무리 짓고 10월쯤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 최종 후보군을 전달한다. 10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될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12월까지 최종 신임 회장 후보(단일)를 정한 뒤 이사회로 넘긴다. 그리고 이사회는 12월 신임 회장을 확정짓는다. 이후 경영권 인수 인계 과정을 거친 뒤 황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회장 이ㆍ취임식이 진행된다.


'외풍(外風)' 우려해 정관계 인사 배제

사외 회장 후보의 경우 정관계 인사들은 최대한 배제된다. KT는 정관을 변경해 사외 회장 후보의 지원 자격을 종전 '경영 경험'에서 '기업경영 경험'으로 고쳐놓았다. 포괄적인 의미로 해석될 여지를 없앤 것이다. 때문에 기업에서 경영을 맡은 경험이 없는 정관계 인사, 기관장들은 후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


KT 내부에선 지난 4월부터 사내 후보군들을 중심으로 먼저 후보자군 선정을 시작한 것도 외풍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KT 계열사 관계자는 "지배구조위원회가 현재 KT에 재직 중인 부사장급 이상 임원과 각 계열사 대표들을 각각 후보군으로 나눠 후보 검증을 진행 중"이라며 "정관상에도 단순 경영 경험이 아닌 기업경영 경험이 필요하다고 명시해놓았는데 정치권의 인사 개입 여부 자체를 사전에 막아 놓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구현모 고객&미디어부문장(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 등 사장급 임원 3인이다. 하지만 구 사장은 상품권 문제로 검찰 조사 중이고 오 사장은 지난해 발생했던 아현동 화재 사건과 연관이 있어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미지수다. 이 사장의 경우 5G 생태계 구축이라는 중책을 맡았고 검찰 수사 등과 연관이 없지만 주로 장기 연구 과제를 맡아와 기업 경영 경험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KT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또는 사외 추천 후보들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국 이사회가 결정"

KT는 과거 이사회 산하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두고 신임 회장을 선출해왔다. 올해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전체 신임 회장 선임 작업을 맡고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최종 후보군 중에서 신임 회장을 내정한다. 단계를 추가하고 역할을 분담한 배경은 보다 투명하고 정교하게 신임 회장을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모든 과정이 이사회 소관이라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3인의 사외 이사 중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총 8명의 사외이사 중 4인이 참여한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사내 이사 1인이 위원장, 사외 이사 전원이 위원으로 구성된다. 김 사장은 지배구조위원장을 맡으며 신임 회장직에 입후보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회장후보심사위원회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회장이 내정되는 이사회까지 모든 과정을 김 사장과 사외이사들이 챙기는 셈이다. 결국 단계만 늘었지 신임 회장 내정 절차는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이에 대해 KT 측은 "한정된 후보자군을 놓고 사외 이사들이 최종 후보를 정하고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 내정 절차를 진행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면서 "가장 초기 단계의 후보자군 구성 과정부터 사외 이사들이 참여해 투명성을 크게 높였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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