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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김정은 대놓고 공개한 신형 잠수함, 美 때릴수 있는 SLBM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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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발사관 설치 SLBM 탑재 3000t급 추정

북 "조만간 동해 상에 작전배치" 주장

북 신형이라는데 사진엔 일부 찌그러져

"러시아 골프급 잠수함 들여다 개조 가능성"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앞둔 북한이 23일 최종 병기로 불리는 전략 잠수함 건조 사실을 공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날 전략 폭격기를 보내 동해 상공을 뚫었고, 북한은 수중의 잠수함을 공개하며 역할 분담으로 한미를 압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돌아봤다”며 관련 사진 3장을 공개했다. 통신은 “(잠수함의) 작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날짜와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최근 함경도 인근에 머무는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잠수한 건조 공장인 신포 인근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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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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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사일 수직발사대를 장착한 3000t급 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는 첩보를 확보한 상태인 당국은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정밀 분석 중이다. 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제원이나 성능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북한은 기존 잠수함을 개조해 미사일(북극성-1)을 발사한 적이 있고, 미사일 발사를 목적으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사진상으로는 몸체인 원통의 높이만 9m(함교 제외) 안팎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면 3000t급 잠수함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잠수함 전대장을 지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형체나 크기를 고려하면 러시아 골프급 잠수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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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봤다고 북한관영 매체들이 23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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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사실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한 건 처음”이라며 “그 배경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어느 나라나 잠수함은 전략 무기로 분류하고 있어 건조 사실 자체를 사전에 알리지 않는다. 그런데 북한은 공개적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고, 김 위원장이 완성 단계의 잠수함을 돌아봤다고 밝혔다. 전직 군 고위 당국자는 “잠수함은 최후의 병기로 불린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잠수함 전력을 노출하지 않는 게 상식이며 상대에 대한 무력시위가 필요할 경우에나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북한은 미국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했던 만큼 대신 잠수함을 공개해 미국을 압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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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봤다고 북한관영 매체들이 23일 전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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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잠수함은 수중에서 작전을 할 경우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몰래 접근해 미사일을 쏜다면 요격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이 “잠수함은 동해작전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한 것도 미국을 향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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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3일 신형 잠수함을 건조했고, 조만간 실전배치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원안) 곳곳에 찌그러진 모습이 보인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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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북한이 이날 공개한 잠수함은 러시아제 잠수함을 들여와 개조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근식 국장은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일부에 수중 압력으로 찌그러진 듯한 곳이 보인다”며 “신형 잠수함에선 볼 수 없는 흔적들이라 러시아제 골프급 잠수함을 들여와 미사일 발사관을 설치하는 개조 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수중에서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하는 잠수함은 직경을 늘리는데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제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나오는 일부 외벽은 수중 압력으로 찌그러진 듯한 흔적들이 보인다. 러시아 잠수함은 어뢰 공격에 대비해 외벽을 이중으로 제작해 왔는데, 외벽은 압력에 찌그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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