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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검찰권 민주적 행사' 강조한 문무일…"법치·절차 준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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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받지 않는 권능 행사하지 않았는지 성찰해야"

뉴스1

문무일 검찰총장. 2019.7.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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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하루 앞둔 23일 구성원들에게 남기는 말을 통해 '검찰권의 민주적 행사'를 수차례 강조했다.

문 총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떠나면서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검찰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을 신뢰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국민의 바람이 여전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는 시민의 힘으로 쟁취하고 되찾아 오지만, 민주주의의 운영은 우리 같은 공무원이 함께 하는 것"이라며 "특히 권력기관은 법치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운영하기도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민주주의를 심하게 손상시켜 주권자를 역사의 현장에 나오지 않을 수 없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민주주의를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 탄생의 시대배경이 프랑스 대혁명이며, 그 지향하는 가치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이고, 탄생의 원리는 형사사법분야에서 국가적 권능의 분리, 분산과 통제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문 총장은 "헌법에 규정된 국민 기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세세한 절차를 형사소송법으로 정했고 그 운영의 중요한 한 축이 검찰"이라며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국가적 권능을 우리에게 부여된 권력으로 여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형사소송법이 정한 여러 절차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무"라며 "그 절차에 대한 통제 해제나 용이한 적용은 엄격히 절제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려면 이를 행사하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통제를 받아야 하고 행사가 종료되면 책임을 추궁받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부터 통제받지 않는 권능을 행사하여 왔던 것은 아닌지, 행사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성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거악 척결, 자유민주주의 수호 등의 가치도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한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가치"라면서도 "독재시대, 권위적 민주주의 시대를 거쳐 수평적이고 보편적인 민주주의 시대가 된 이 시기에 더 중요한 것은 법치라는 가치, 형사사법에서의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준수"라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마지막으로 "제가 할 수 있는 한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내외부적 제도 개혁을 다 끝내고 싶었다"며 "되돌아보니 과정과 내용에서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시행되고 있는 형사소송절차에 혹시라도 군국주의적 식민시대적 잔재가 남아 있는지 잘 살펴서 이러한 유제를 청산하는 데에도 앞장서 나서 달라"며 "'열심히' 하는 데 너무 집중하느라 국민들께서 검찰에 기대하는 것만큼 검찰권능을 '바르게' 행사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도 있다"고 당부했다.

문 총장의 임기는 24일까지이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신임 검찰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문 총장은 새로 취임하는 윤 지검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자 사실상의 퇴임사를 하루 전날 올렸다고 한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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