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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가습기 살균제` 첫 처벌 피했던 유통사 임직원들 대거 재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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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첫 사법처리 당시 처벌을 피했던 유통기업 관련자들이 대거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지 8년여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23일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SK케미칼 홍지호(68) 전 대표 등 8명을 구속기소하고, 정부 내부 정보를 누설한 환경부 서기관 최모(44) 씨 등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SK케미칼 홍 전 대표 등 4명, 애경산업 안용찬(60) 전 대표 등 5명, 필러물산 김모(57) 전 대표 등 2명, 이마트 전직 임원 2명, GS리테일 전 팀장 1명, 퓨엔코 전직 임원 2명 등 총 1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등의 안정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과실로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6년 첫 수사 대상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정부의 독성실험 결과에서 CMIT·MIT 원료물질과 피해의 인과관계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CMIT·MIT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검찰 수사가 다시 이뤄지면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의 재수사 결과 그 동안 PHMG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사용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던 주장과 달리 SK케미칼은 PHMG를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소개하고 관련 실험도 진행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기업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작업도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SK케미칼은 안정성 부실 검증 사실이 확인되는 핵심 자료인 서울대 흡입독성 시험 보고서를 숨겼으며, 애경산업과 이마트 등은 직원들의 PC나 노트북을 은닉한 혐의 등을 받는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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