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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QR코드 주문·로봇이 서빙…`미래식당`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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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메리고키친에서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있다. 메리고키친은 우아한형제들이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매장이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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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의 QR코드를 찍어 주문하면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미래형 식당'이 23일 문을 열었다.

서울 송파구 지하철 9호선 한성백제역 1번 출구 앞에 위치한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리고키친'. 이곳에선 '우아한형제들'이 그동안 연구개발(R&D)해 온 외식업 미래 기술을 한번에 경험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이 식당은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오더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운영된다. 주문은 '배민스마트오더'로 한다. 배달의민족 앱을 열어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찍으면 된다. 일종의 언택트(Untact) 서비스다. 언택트는 사람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밀레니얼(millennials)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메리고키친에선 배민스마트오더를 통해 메뉴 확인과 주문,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메뉴 전체를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음식이 완성되면 자율주행 로봇이 테이블로 음식을 가져다준다. 직원은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로봇은 장애물이 나타나면 알아서 피하면서 최적의 경로로 음식을 테이블로 나른다. 한 번에 최대 4개 테이블에 음식을 나를 수 있다.

벽 쪽에는 모노레일을 깔았다. 자율주행 로봇과 다른 두 대의 로봇이 모노레일 위를 움직이며 음식을 테이블로 전달한다. 레일을 타고 음식이 운반된다는 점에서 개념은 회전초밥집과 유사하다.

회전초밥집에선 레일 위로 초밥을 담은 접시가 줄줄이 지나가면 손님이 자신이 먹을 접시를 선택한다. 메리고키친은 직원이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음식을 실은 로봇이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해 주문자가 앉은 테이블 앞에 선다.

윤현준 우아한형제들 신사업부문 부사장은 "메리고키친은 일반 고객을 위한 레스토랑인 동시에 미래 외식업의 쇼룸"이라며 "이곳에 적용된 기술이 머지않아 일반 음식점에도 널리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을 요리하거나 그릇을 치우는 건 여전히 사람 몫이다. 시범 기간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음식을 먹고 난 뒤 그릇을 레일에 다시 올려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식사를 하는 다른 손님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완전한 무인 매장은 아니지만 직원의 단순노동을 로봇이 하면서 사람과 로봇이 서로 협력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메뉴 구성, 요리, 직원 관리, 매출 관리 등 메리고키친의 운영은 일반 외식업주가 맡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이곳에서 외식업 관련 미래 기술을 구현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을 구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또 업주의 주문 매출 관리를 편리하게 만들어 줄 매장 관리 전용 프로그램도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미래 외식업에 통용될 수 있는 기술들의 퍼즐 조각을 맞춰 시범운영하는 곳이 필요했다"며 "메리고키친은 일종의 '베타' 서비스로 우아한형제들이 외식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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