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9 (목)

트럼프 "北과 긍정적 서신"…회담재개 시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행원과 군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하는 장면을 조선중앙통신이 23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시찰한 것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을 늘린 새로운 대형 잠수함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북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했던 실무협상 개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양측 간에 긍정적 소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북 실무협상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이고 아마도 그들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며 "북한과 최근 매우 긍정적 서신 왕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방식으로 양측 간에 소통이 이뤄졌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평소 정상 간 친서를 지칭했던 '레터(letter)' 대신에 '서신 왕래(correspondence)'라는 표현을 썼다. 미국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 간 서신 교환이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교섭이 진행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이 준비되면 우리는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판문점 회동 이후 막후 접촉이 있었냐는 질문에 "국무부는 북한 사람들과 여러 차례 대화를 했다"고 답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협상이 곧 시작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그들이 (협상에) 나타날 때는 다른 태도를 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그는 싱가포르에서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며 "이제 북한 주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 반 동안 이야기해 온 더 밝은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이행하기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발언에는 북한이 충분히 준비됐을 때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공통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간에 쫓겨 미·북 협상을 서두르기보다는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결단하고 구체적 이행 계획을 들고 협상 테이블로 걸어나올 때까지 인내하겠다는 뜻이다. 미국도 북한에 대해 약속 이행을 압박하면서도 종전보다는 유연한 태도로 여러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가 이날 공개한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체제 보장 조치를 거듭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일련의 체제 안전 합의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한다면 미국은 그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안함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 일종의 불가침 조약을 맺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실무협상은 9월 이후에나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8월 중으로 예정된 '19-2 동맹' 훈련 중단을 강력히 요구한 상태다. 한미 양국 모두 훈련 중단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이어서 결국 한미 연합훈련이 마무리된 뒤에야 실무협상 개최도 모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하면서 "연합훈련 기간이나 직후에 북한이 항의 수단으로 중·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