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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지스타 조기마감 배경은"..韓게임영토 넓히는 中게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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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스타 B2C부스, 사상 최초로 모집 첫날 마감

"中업체들 공격적으로 참가 늘려"..韓게임사들 '당황'

중국 내 판호발급 2017년 이후 중단..재개 '안갯속'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 장악력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내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하자 세계 4위의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14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게임쇼 ‘지스타 2019’의 B2C 부스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참가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모집한 지 반나절이 채 지나지 않아 마감됐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모집을 시작한 6월19일 오전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 가격이 전년대비 10% 이상 인상됐음에도 조기 마감돼 조직위도 놀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작년 지스타 B2C 부스가 마감되기까지 열흘 정도 걸렸기 때문에 이제 좀 알아볼까하는데 마감됐다고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는 B2B부스도 성황리에 마감됐다. 조직위원회는 현재 B2B 부스 신청을 마감하고 대기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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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9 공식 홈페이지. BTC 참가신청은 물론 B2B 부스 신청도 마감됐다.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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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은 최근 주요 지하철역 광고판을 대부분 점령하는 등 한국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광고모델도 축구선수 손흥민부터 설경구, 류준열, 전효성 등 쟁쟁한 스타들로 선정했다. 유튜브와 배너광고도 빈번하게 등장한다. 한국 게임시장은 ‘홍보비용을 많이 들이면 어느 정도 성공한다’는 공식이 중국 업체들 사이에 성립돼 있다는 전언이다.

대대적인 광고에 힘입어 중국 게임들은 한국 앱마켓 상위권을 빈번하게 오르내리는데, 22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3위는 지롱의 ‘랑그릿사’가 올라있다. 넷마블(251270)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나 ‘블레이드 앤 소울 레볼루션’, 펄어비스(263750) ‘검은사막 모바일’보다 높은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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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앱애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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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게임시장 매출 100위권 내 중국 게임은 20개에서 35개로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서 22%로 확대됐다.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을 늘리는 것은 중국 정부가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내수시장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이달 들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제를 강화했는데, 확률로 게임 결과가 정해지는 게임기를 ‘도박 오락기’로 규정하는 한편 콘텐츠 심사 전문팀을 구성해 게임 콘텐츠 심사를 이전보다 까다롭게 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엇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해 경쟁은 치열해졌다.

한국의 게임시장 규모가 적지 않고, 한국 이용자들과 중국 이용자들의 성향이 비슷하다는 점도 중국 업체들로서는 매력적이다. 콘진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한국은 6.2%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게임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허가권인 판호(유통 허가) 발급을 약 1년1개월 만인 올초 재개했으나, 한국 게임은 배제됐다. 한국 게임의 중국 판호 신규 발급은 지난 4월 NHN(035420) 자회사 NHN플레이아트의 합작 게임 ‘콤파스’를 제외하고 전무하다.

국내 게임업계는 올해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 및 투자 후속 협상에서 판호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며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한해서만 판호 발급을 부당하게 중단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워 정부도 난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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