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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사설] 러시아의 ‘영공 침범’과 이를 틈탄 일본의 ‘독도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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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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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가 23일 독도 인근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가 출격해 경고사격까지 했다고 한다. 외국 군용기가 우리의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온 적은 종종 있었지만, 영공을 침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영공은 방공식별구역과 달리 국제법적으로 우리 주권의 배타적 관할권이 인정되는 불가침의 공간이다. 러시아는 당장 영공 침범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일본은 사건이 발생하자 “우리 영토에서 이런 행위는 안 된다”고 한국과 러시아에 항의했다고 한다. 한-러 간 분쟁을 틈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려는 뻔뻔한 행태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은근슬쩍 개입하는 일본의 태도는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것이다. 정부는 러시아의 영공 침공뿐 아니라 일본의 행동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즉각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 서기에게 전화해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외교부도 주한 러시아·중국 대사 등을 불러 항의했다. 당연한 처사다.

합동참모본부 설명을 들어보면, 오전 동해 상공에서 중국 폭격기 2대와 러시아 폭격기 2대가 함께 비행하며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넘나들다가 빠져나갔는데, 그 직후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동쪽에서 접근해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우리 공군 전투기가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20여발과 기총 360여발로 경고사격을 했다고 한다. 자칫 두 나라 항공기 간에 물리적 충돌이라도 벌어졌다면 어쩔 뻔했을지 가슴이 서늘하다. 이런 위기를 조장한 책임이 남의 나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쪽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러시아 군용기는 우리 전투기의 경고사격에 물러났다가 다시 진입하는 등 2차례에 걸쳐 7분 동안 영공을 침범했다는데, 의도적인 게 아닌지 의심스럽게 한다.

최근 동북아에선 미·일과 중·러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한-일 갈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우발적인 사소한 충돌이 군사적 갈등으로까지 번질 위험이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동북아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 역시 쓸데없이 갈등을 부추겨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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