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3 (금)

“인구 13억 인도선 스쳐도 대박…핀테크 스타트업엔 기회의 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산은 ‘넥스트라이즈, 서울’ 첫 행사

인도 진출 ‘밸런스히어로’

은행밖 10억명 겨냥 소액대출 시작

480억 투자 이미 확보 유니콘 꿈

“남극바다 뛰어들 첫 펭귄 찾아라”

스타트업-투자자 820회 일대일 미팅

AI·바이오 등 200여 업체 참여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도 인구 13억명에 ‘스쳐도 대박’이라, 인도가 핀테크 스타트업에 기회의 땅이라고 봅니다.” 은행 등 금융 인프라와 동떨어져 살아가는 10억명의 인구를 상대로 인도에서 ‘핀테크’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의 허홍범(28)·유용성(31) 매니저는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드러냈다.

23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개최한 ‘넥스트라이즈 2019, 서울’에 전시장을 차린 이 회사는 인도에서 ‘트루 밸런스’라는 금융 플랫폼 앱을 내놨다. 2017년엔 휴대전화 요금 선불충전으로 시작해, 2018년엔 공과금 납부로 나아갔고, 올해 3월부터는 초소액·초단기 대출에 나섰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도 농촌 마을은 기기값 8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은 한두명만 있고, 나머지는 1만원대 피처폰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들 현금만 사용하는데, 통신사 대리점에 피처폰 선불 충전을 하러 가거나 은행·관공서를 직접 가려면 20~30㎞가 떨어져 있으니 아주 불편해요. 그래서 농촌 마을 스마트폰 보유자가 이런 금융거래를 대행해주는 사업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우리 ‘앱’을 내려받아 마을 사람들에게 현금을 받은 뒤 피처폰 선불 충전, 공과금 납부 등을 대행해주는 ‘대리인’이 되면 대행금액의 1~5%를 캐시백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줬어요. 농부들이 통상 한달에 5000~7000루피(1000루피=1만7천원) 소득을 올리는데, 우리 앱으로 그만큼 벌 수 있습니다.”

허 매니저는 트루 밸런스 앱 내려받기는 7천만회에 이르며, ‘대리인’으로 수수료를 받는 이들은 80여만명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캐시백’은 이 회사가 통신사 등에서 받는 수수료로 충당한다.

“지금껏 피처폰 충전 대행 등으론 금융 플랫폼에 사람을 모았고, 앞으로 초소액 대출로 수익을 낼 예정입니다. 지난 4년간 대리인 앱에 쌓인 금융거래 이력을 바탕으로 초소액 대출을 해보니 부실 비율은 3%에 불과했습니다.” 이 회사는 우리 돈으로 1만7천원 상당인 1천루피 정도를 하루에 1% 금리로 최대 열흘까지 초소액·초단기 대출을 한다. 과거 ‘관계금융’의 성격이 컸던 마이크로금융이 ‘핀테크’ 앱을 통해 데이터 기반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이 회사는 이런 사업모델로 모두 480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이번 넥스트라이즈에서도 추가 투자자를 만나 이른바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1조원 이상)의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꿈을 꾸고 있다. 현재도 국내뿐 아니라 인도의 ‘판교 밸리’ 격인 델리 인근 구루가운 지역에 사무실을 운영한다.

산은이 이번에 첫발을 뗀 넥스트라이즈는 이런 스타트업들이 국내외 대기업이나 벤처투자자들과 협업·투자 관계를 맺을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행사다. 핀테크·인공지능(AI)·바이오 등 200여개 스타트업과 삼성·현대차·아마존 등 국내외 대기업, 일본·싱가포르 등 글로벌 벤처투자사들이 이틀간 이 전시에 참여한다. 스타트업과 투자자 등과의 일대일 미팅이 이미 820여 차례 확정돼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먹을거리를 구하려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하지만, 차디찬 남극의 바다 앞에서 대부분 머뭇거린다”며 “어떤 펭귄이 용감하게 뛰어들면 우리 전체가 그를 따라 바다로 뛰어들 수 있으니 그런 ‘첫째 펭귄’이 될 젊은 창업가를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 [▶[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