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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사설]중·러 군용기 영공 등 침범, 엄중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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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3대가 23일 오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고 이 중 러시아 공중조기경보기(A-50)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 침범했다. 공군 전투기가 A-50기를 향해 경고 사격했다. 중·러 군용기가 동시에 KADIZ를 무단 진입한 것은 물론 다른 나라 군용기가 영공을 침범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군 관계자는 “중·러 두 나라 군용기가 동해 상공에서 합류해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양국 군이 합동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군용기의 KADIZ 침범이 빈번해지더니 러시아기가 영공을 침범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중·러 양국의 전례 없는 주권 침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중·러 군용기들의 이날 기동은 명백히 의도적인 행위이다. 공군은 사전 통보 없이 KADIZ로 들어온 중국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회 등 30여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응답을 하지 않은 채 계속 비행했다. 러시아 조기경보기는 KADIZ 이탈과 재진입을 반복하면서 독도 영공을 2차례나 침범했다. 총 7분간 우리 영공을 비행했다.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에 공군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가한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국가들이 지키기로 약속한 선이다. 사전 통보 없이 무단 침범하는 것은 도발로 간주된다. 동해의 KADIZ는 다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되지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진입하지 않는 한 침범할 이유가 없다. 이번 중·러 합동 훈련이 다음달 5일부터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 방위 태세를 점검하는 동시에 동해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기존 동북아 안보질서를 흔드는 위험한 도발이자 한국을 무시하는 행위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직후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 서기에게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항의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각각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와 무관들을 불러 항의했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동해 쪽 KADIZ를 침범한 이래 같은 행동을 반복·강화해 왔다. 이제 중·러가 합동으로 훈련하고, 영공까지 침범하는 데에 이르렀다. 더욱 실효성 있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KADIZ·영공 침범은 미·일 대 중·러의 신냉전 조짐과 함께 동북아 정세의 변화 징조로 볼 수도 있다. 군은 물론 정치권 모두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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