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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한미연합훈련 빌미 南 쌀 지원 거부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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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北 최종 입장으로 평가하지 않아”

-北, 南 국제기구 통한 지원 거부 전례 없어

헤럴드경제

북한이 외무성 실무선을 통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한국 정부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t 수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북한의 WFP 지원공장에서 직원들이 식량을 쌓고 있다. [사진제공=W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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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내달 초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빌미로 남측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t 수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24일 “북측이 한미훈련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WFP가 북측과 지원 방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이 길어졌고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 주말께 WFP로부터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을 전달받았다.

정부는 다만 북한의 공식입장인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국내산 쌀 5만t 수령을 최종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라며 여지를 남겼다. 통일부 당국자는 “부정적이라고 했는데 최종확인된 것은 아니다”며 “정부는 WFP를 통해 북측의 공식입장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실무선에서 이야기한 것이라 확인중”이라며 “실무적 협의 과정에서 실무적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달받았기 때문에 아직 최종 입장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명확하게 안받겠다는 것인지 언제까지 안받겠다는 것인지 이런 것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외무성 실무급 관계자를 통해 WFP 평양사무소에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이 서면으로 명확한 입장을 밝힌 뒤 추후 방침을 정한다는 구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북측의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서면으로 하면 공식으로 볼 수밖에 없는데 현재는 그런 걸 받은 것은 없다”며 “내용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국제기구에서도 별도의 적절한 대응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남측의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을 거부한 사례는 이전까지 없었다.

현재 WFP는 북한 측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내달 초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행사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한미 연합군사연습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마저 지연시키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국내산 쌀 대북지원 무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애초 정부는 이달 중 대북지원을 위한 1항차 선박을 출항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불투명해진 형편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 대처를 위해 WFP를 통해 최대 408억여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들여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대북 쌀 지원 결정은 2010년 북한 수해 긴급구호를 위한 5000t 무상지원 이후 9년만이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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