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음주운전이나 도박으로 처벌받은 연예인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형식적으로 자숙 기간을 거친 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복귀하던 관행에 철퇴를 내리겠다는 취지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약·성범죄·음주운전·도박 전과자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방송 사업자가 마약 관련 범죄, 성범죄, 음주운전 및 도박의 범죄를 저지르고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을 방송에 출연시키지 못하도록 했다. 집행유예의 징역형도 금고 이상의 형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만일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마약·성범죄·음주운전·도박 등으로 처벌받은 연예인들은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게 된다.

현행 방송법은 방송의 공적 책임으로서 '범죄 및 부도덕한 행위나 사행심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 3사는 자체 '출연 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비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출연을 막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출연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3~4월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진 뒤 지상파 방송 3사가 가수 정준영, 빅뱅 출신 승리,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게 출연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출연 금지' 처분이 여론에 따라 방송사 자체 판단으로 이뤄지는 만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물의를 빚고도 2∼3년가량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방송에 복귀하는 연예인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과거 마약과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등 범죄를 저지르고도 복귀해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방송인 김용만은 사설 스포츠토토로 불리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불법 도박을 벌인 혐의로 2013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 등 방송인들이 불법 도박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배우 이경영은 2002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으나, 올해 지상파 월화드라마로 복귀했다.

오 의원은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범죄자의 방송 출연을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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