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이 요청한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해 '부동의'하고, 안산동산고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이로써 올해 자사고로 재지정이 된 학교는 앞서 평가를 통과한 인천포스코고(인천), 광양제철고(전남), 현대청운고(울산), 포항제철고(경북), 김천고(경북), 계성고(대구), 천안북일고(충남), 민족사관고(강원)를 포함해 14곳이 됐다. 해운대고(부산),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이상 서울) 등 9개교는 다음달 1일 지정위원회 절차를 거쳐 8월 초에 지위 유지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 평가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모두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탄생한 민족사관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현대청운고, 상산고는 자립형사립고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원조 자사고이자 전국단위 자사고이다.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이후 전국단위 자사고로 전환한 김천고, 북일고(이하 2009년)와 다문화·군인 자녀를 전국단위로 모집하는 하나고(2008년)도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살아남았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법인전입금 25%'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학교법인에게는 부담이 크다. 반면 해운대고는 원조 자사고임에도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했고, 이번 부산교육청의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하며 서울의 8개 자사고와 함께 교육부의 동의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의 이같은 판단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서 자사고를 지나치게 확대하면서 일반고가 황폐화됐다는 판단때문으로 풀이한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광역단위 자사고는 학교가 소재하는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학생만을 선발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광역시도 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집중적으로 모집하다보니 우수한 성적을 가진 학생이 일반고로 가는 비율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일반고는 교실에서 면학분위기를 잡기도 어렵다는 볼맨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고등학교를 대학진학에 따라 줄세우기 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내년에 있을 자사고 재평가에서도 이같은 기준이 반영될 것이라는 교육계의 분석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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