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재 中외교부 사무소, 美하원의 홍콩 시위 두둔에 격분
홍콩 특구 정부, 시위 강력 규탄…시위자 49명 검거
中인민일보 "외부 세력 홍콩 개입 절대 반대…엄정한 법집행 지지"
홍콩 시민들, 경찰 금지 통고에도 '백색테러' 규탄 행진 |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오는 30일 미·중 무역 협상을 앞둔 중국 정부가 최근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
이는 미국이 미·중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홍콩 문제' 카드를 거론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2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엘리엇 엥겔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홍콩 경찰에 대해 평화 시위를 폭력으로 대응했다고 지적했다면서 강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이 사무소 대변인은 홍콩 반환 이후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켜왔다면서 "고도의 자치 방침에 따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홍콩은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고 전례 없는 권리와 자유를 누리고 있다"면서 "미국 정치인들은 영국의 식민 통치 기간에 대해서는 비판한 적이 없으면서 현재 홍콩에 대해선 중국 정부가 지속해서 자유와 권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홍콩 특구 정부가 법에 따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수정해 위법자들을 억제하는 것은 국제법에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어떤 것도 폭력 행위의 구실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홍콩의 일부 과격분자가 입법회 건물을 파손하고 경찰을 공격하며 중앙 정부의 주재 기관을 공격해 홍콩의 법치를 짓밟았다"면서 "일부 미국 정치인과 언론이 이들을 급진적인 항의 세력으로 인정하지 않고 평화적인 시위라고 우기면서 홍콩 경찰이 잔혹하다며 모독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중앙 정부는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특구 정부, 경찰이 법에 따라 직책을 이행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하며 외국 정부, 조직 그리고 개인의 홍콩 문제 개입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일부 외국 정치인은 폭력적인 위법행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홍콩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쏜 최루탄 되던지는 홍콩 시위대 |
홍콩 특구 정부도 일부 과격 시위자들이 불법 폭력으로 사회 안정을 파괴했다며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홍콩 특구 정부 대변인은 "급진 시위자들이 무법천지로 만들고 폭력으로 사회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특구 정부는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지지하고 모든 폭력 행위를 제지해 하루빨리 사회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난 28일 일부 세력이 홍콩 코즈웨이 베이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공공 기물을 파손했다면서 "평화적이고 이성적으로 나와야 하며 고의로 법을 어기지 말라"고 촉구했다.
홍콩 경찰은 이번 시위와 관련해 49명을 검거했으며 이들은 불법 집회, 무기 소지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경찰 측은 "치명적인 무기로 경찰을 습격하는 급진 시위자들의 위법 행위를 규탄한다"면서 "위법자들을 엄벌한 자신과 능력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1면 논평에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등 외부 세력과 홍콩 폭력 시위자들이 결탁해 홍콩을 흔드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과격 시위대가 송환법 수정에 맞서 홍콩 법치 근간을 흔들며 극단적인 폭력과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홍콩 독립' 세력이 외부 세력과 함께 홍콩 문제에 간여하려 하고 중앙 정부와 특구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신문은 "홍콩 과격분자들이 '평화 시위'라는 명분으로 저지르는 악질적인 사건을 막으려면 홍콩 특구 정부와 경찰은 반드시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폭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홍콩 특구 정부와 경찰은 망설일 필요가 없으며 필요하다면 손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최근 홍콩 과격 시위자들의 폭력적인 활동이 격화되는 반면 경찰은 지나치게 자제하고 있다"면서 "경찰이 단호한 행동을 취해 폭력을 단속하도록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후시진 총편집인은 "다만 아직 홍콩 상황이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아 소란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서방 세력이 홍콩의 일부 세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홍콩 특구 정부도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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