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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美전문가 “北미사일, 한미동맹 약화 노려⋯ 실무협상 의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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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럼프의 '괜찮다' 반응 낮은 단계 미사일 실험은 허용한 걸로 인식"
"北 신형 미사일, F-35 배치될 청주를 목표물로 설정"

조선일보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모습./연합뉴스·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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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말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실무 협상을 앞두고 자신들의 몸값을 올림과 동시에 한·미 동맹을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후 한국의 F-35 전투기 도입을 문제삼은 것을 언급하며 F-35가 배치될 청주 지역을 노린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과 ‘군사적’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맥스웰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언제나 스스로를 강자의 위치에 두고, 상대가 약자의 위치에 있을 때 협상하려 한다"면서 "미국이 협상을 매우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재 북한이 간파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의 협상 의지가 높은 상황에서, 북한이 몸값 불리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계선을 매우 높게 설정한 점도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하는 요인이 됐다"면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아니면 어떤 종류든 낮은 단계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사실상 허용한 것으로 북한이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 군의 F-35 도입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면서 "북한은 한국이 최근 F-35 전투기를 도입한 것을 두려워한다. 따라서 F-35 전투기가 배치될 한국 청주 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엔 ‘한·미 동맹 약화’라는 노림수가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평화적이고 방어적 목적의 연합군사훈련을 선별해 문제를 삼고 있는 건, 궁극적으로 동맹을 약화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미국은 북한의 이같은 시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땐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미국과 한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한국의 F-35 전투기 도입 문제와 더불어, 제재 완화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으라는 요구에 미국이 응답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를 협상의 일환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미·북 양측이 이미 사실상 협상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 실무 협상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실무 협상에 대한 지속적인 연기, 그리고 정상 차원에서만 만나겠다는 태도는 근본적인 문제인 ‘비핵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측에 공개적 혹은 비공개적으로 비핵화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은 아무 것도 이뤄진 게 없다며, 북한이 협상에 진지한지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지 설명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여전히 ‘톱 다운’ 방식에만 의존하려 하면서, 실무 협상은 계속 회피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로 미뤄볼 때 여전히 실무 협상은 김정은의 관심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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