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진단과 해법' 강연하는 강상중 명예교수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가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강연'에서 '한일 대립을 넘어서 한일관계,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9.8.7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는 7일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자연 연장을 결정하지 않으면 한미관계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명예교수는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오영훈·김한정 의원실 주최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일관계, 진단과 해법' 특강을 통해 "지소미아는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임에 동시에 끊게 된다면 한미 관계는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한국이 지소미아를 자연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한다면 한미일 트라이앵글의 상징적 의미에 큰 금이 간다고 미국은 생각한다"며 "이런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개할 여지가 생기게 되고 일본에 있어서 유리한 결말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명예교수는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시행 전까지 정부 간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질의에 대해서는 "타협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24일 지소미아 연장이 결정되는 막바지 시점에 미국 측이 (한미일) 3자 테이블을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그때 한국의 총리가 스페셜 특사로 파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일본 측에서 특사가 파견된다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가 가장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강 명예교수는 일본과의 문제에서 "최종적 큰 열쇠를 쥐고 있는 건 북한"이라며 "북한이 어떻게 움직일까가 한국과 일본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아주 큰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3단계 통일론의 제1단계인 국가연합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일본으로서도 이익이란 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선 "정부 안에서 치밀하게 짜낸 계획이 아니라 아베 총리 개인의 강한 의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언젠가는 한국이 겪을 수밖에 없는 가시밭길"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대립을 기회로 받아들이고 한국이 총력전을 펼쳐서 산업을 육성해나가고 한국의 경제 자체를 버전업 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시민사회의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서는 "결코 한국과 일본을 위한 길이 아니다"라며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명예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언급하며 "'일본의 대중문화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한국이 잘못되겠느냐'고 말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런 보이콧을 알았다면 슬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정부가 확실하게 안전 선언을 해야 한다"며 "일본에 있는 재일 교포를 포함해서 신변안전을 보장한다는 건 일본 정부가 매니페스토 공약을 해야 하고 한국 정부도 매니페스토로 공약해야 한다"고 했다.

또 "복수를 하면 반드시 복수가 기다린다. 소모적인 보복에는 승자가 없다. 일본도 이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이웃 관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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