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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맛있게 살자! 맛집·요리·레시피

여자들이 좋아하는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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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잘못되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맛집이 아니라 ‘여자들이 좋아하면 맛집이 된다’로 해야 할 것이다. 소문난 맛집에 여자들이 몰리기 시작한 게 언젯적부터인지 기억나진 않는다. 그런데 어느샌가, 좀 한다 하는 유명 맛집에 가 보면 앉아서 먹는 사람, 대기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자다. 어쩌다 남자가 보이긴 해도, 거의 90%는 여친 손에 이끌려 온 분들로 보인다. 소문난 맛집에 남자 혼자 가는 것도 쫌 민망해질 수 있는 세상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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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일호식

일호식은 한식집이다. 사운즈한남이라는, 꽤 우아한 디자인의 복합 문화 공간의 마당 한쪽에 있다. 마당의 벤치들은 대기자들을 위한 서비스로 보인다. 운 좋게도 대기 없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역시 여자 손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메뉴판에 드러나는 식재들을 보면 어느 한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다. ‘두툼한 떡갈비와 쌈채소 정식’, ‘맛깔나게 구워낸 코다리 정식’, ‘반숙 계란을 올린 소고기덮밥 정식’, ‘매콤한 제육 돌솥쌈밥 정식’(각각 1만5500원) 등 정식류와 ‘옥수수 감자고로케’, ‘고기 김치전’, ‘저염 명란 계란말이’ 등 일품요리들이 그것들이다. 그런데 이 평범하다면 평범한 메뉴들을 먹겠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릴까? 이유는 분명하다. 재료가 살아있다, 양념의 조화가 뛰어나다, 그리고 홀 직원들이 손님의 작은 움직임까지 신경 쓰고 있다. 살짝 손을 들어도 어디선가 달려와 줄 때의 그 고마움이란! 나는 제철 생선구이를, 내 일행은 계절 채소를 곁들인 생연어덮밥 정식을 시켰다. 양이 많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았다. 주문할 때 매운 정도, 염도를 상의할 수 있는데, 원하는 그 맛이 나와주니 더 이상 고마울 수 없었다. 반찬은 소량씩 서너 가지가 나오는데, 김치, 나물 등이 소박하고 정갈한 맛이다. 정식과 일품 요리 일부는 도시락으로도 판매하고 있다. 홀에서 먹는 비용에 1000원을 더하면 된다. 반주로 당기는 술 ‘일호식 니모메’는 제주 쌀과 감귤 진피로 빚은 우리 술이다. 화요25, 황금보리소주, 술취한 원숭이 붉은 누룩 막걸리 등은 다음 기회에 마시기로 했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5 사운즈한남

시간 11:00~22:00(라스트 오더 21:30, 브레이크 타임 16: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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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샐러드브라더스

채식 식당이다. 채식 식당의 핵심은 신선도이다. 채소가 신선해야 하고 조합의 궁합도 잘 맞아야 한다. 샐러드브라더스는 연남동 경인철길 서쪽 초입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 들어가니 정면에 메뉴 게시판이 걸려있다. 브로보울(Bro Bowl 1만900원), 오! 메가 보울(Oh! Mega Bowl 1만1900원), 비프업(Beef Up 1만1900원), 스파이시 타이(Spicy Thai 9900원), 퀴노아 아보카도(Quinoa Avocado 9900원) 등 다섯 가지가 전부이다. 100% 채식으로 먹을 수도 있고, 고기, 새우 등을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 맛은 전반적으로 깨끗한 느낌이다. 신선한 식재료가 넘어갈 때마다 식도가 시원해하는 것 같았다. 양이 많은 사람은 꼭 추가 아이템을 주문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테이블 대부분을 차지한 손님들이 다소 ‘배부르다’라는 말을 덧붙인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위치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21길 15 2층

시간 11:30~21:00(*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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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소금집델리

소금을 사용해서 만든 가공육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독특한 반찬 가게 겸 식당이다. 공방에서 직접 만든 수제 가공육을 살 수도(인터넷 구입도 가능) 있고, 그것으로 만든 샌드위치, 샤퀴테리 보드 등을 현장에서 먹을 수도 있다. 소금집 공방에서 만든 가공육은 매일 아침 소금집델리에 배달되어 그날의 요리 재료로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하루에 두 번 구워서 오는 빵, 버터, 치즈, 채소, 과일 등 신선한 재료들도 많은 사람들, 특히 여자들이 이 집을 찾게 하는 힘이다. 바삭한 바게트에 ‘얇게 저민 햄’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잠봉(Jambon)과 버터만 넣어 만든 프랑스 국민 샌드위치 잠봉뵈르, 잠봉 프로마쥬, 파스트라미 샌드위치, 이탈리안 히어로(각각 1만2000원) 등이 대표 메뉴들이다. 또한 소금집의 시그니처 베이컨이 들어간 샌드위치 B.L.T(1만3000원), 뉴욕 스타일의 루벤샌드위치(1만4000원) 등 2종은 뜨겁게 데워져 나와 식감을 높여준다. 샌드위치를 먹을 땐 토마토를 베이스로 하는 수프 주문도 잊지 말고, 양이 많은 사람은 감자튀김 또는 샐러드도 꼭 선택해서 챙기자.

위치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9길 14 2층

시간 11:00~22:00(월~목, 일), 11:00~23:00(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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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 합정옥

국물 많은 탕국집은 원래 남자들이 좋아하지만 합정옥은 여심마저 흔들어 놓는 깔끔 담백한 곰탕 맛집이다. 합정옥은 이 집의 곰탕을 맛 본 손님들이 우리나라 곰탕의 대표 브랜드인 ‘하동관 못지않다’는 칭찬을 올리면서 인기도 시작되었다. 합정옥의 출발은 사장님 시아버지에서부터였다. 시아버지는 예전부터 스스로 곰탕을 끓여먹고 수육도 만들어 먹었는데, 며느리의 칭찬이 끝없이 이어지자 ‘그럼 진짜 곰탕집 한번 차려볼까?’ 했고, 결국 인기 곰탕집으로 등극한 것. 합정옥의 비결 아닌 비결은 ‘좋은 고기’를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가격 대비 푸짐하게 준다는 점이다. 물론 맑고 담백한 육수도 한몫한다. 거기에 질 좋은 고기와 내포가 푸짐하니 인기도 그만. 대표 메뉴로는 곰탕(1만1000원), 특곰탕(1만3000원), 속대국(8000원), 수육(3만5000원), 수육냉채(2만8000원), 곱창전골(3만, 3만5000원), 궁중전(2만 원)이 있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1길 21 2층

시간 11:00~22:00, 라스트 오더 20:30(*일요일, 설 날, 추석 당일 휴무)

[글과 사진 이누리(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91호 (19.08.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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