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상하이 자유무역구 두 배로 확대 발표
상하이의 화웨이 매장 |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 정부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가 상하이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화웨이는 100억 위안(약 1조7천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칩, 무선 네트워크, 사물 인터넷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상하이 칭푸 지구에 건립하기로 했다.
축구장 130개 크기의 이 연구개발 센터는 3만∼4만 명의 화웨이 종업원을 수용할 수 있다.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에 36개의 혁신 센터와 14개의 연구개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 푸동 지구에 이미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가 있는 화웨이가 추가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나선 것은 미국 정부의 제재 후 기술 자립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는 지난 5월 미국 상무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이 회사를 사실상의 블랙리스트인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 기업들이 거래 중단 의사를 밝히자 화웨이는 스마트폰, PC 등에 쓰일 자체 운영체제(OS)와 반도체 칩 개발 등 기술 자립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전력투구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체 종업원의 45%에 해당하는 8만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총 매출의 14.1%인 1천15억 위안(약 17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천13억 위안(약 69조원)을 기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구에 린강 지역을 추가해 자유무역구 규모를 지금의 두 배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상하이 동남쪽 끝에 바다를 매립해 만들어진 린강 지역은 홍콩과 비슷한 면적이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2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상하이시 정부는 린강 지역을 거쳐 수입된 제품에 관세 유예나 면제 혜택을 주고, 법인세 인하 혜택을 부여해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항공 등 첨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구의 대대적인 확대가 중국의 개방개혁과 세계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로 홍역을 앓는 홍콩을 대신해 상하이를 키우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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