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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포문 연 환율전쟁, 각국 금리인하 각개전투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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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산책]

뉴질랜드 0.5%P↓ 인도 0.35%P↓

유럽중앙은행은 내달 인하 시사

트럼프 측 “0.75~0.1%P 더 낮춰라”

이주열 총재도 추가 인하 시사

중앙일보

홍남기 부총리(오른쪽 둘째)가 7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일본계 자금이 유출되더라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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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이 제대로 바뀌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블룸버그는 7일 ‘비둘기 파도(dovish wave·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가 몰려온다고 표현했다.

방아쇠를 당긴 건 미·중 환율전쟁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내기 위한 금리 인하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이 현실화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첫 번째 파도는 뉴질랜드에서 시작됐다. 7일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0%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인하폭이 컸다.

뉴질랜드의 기준금리 인하는 인접국인 호주 달러 가치를 끌어내렸다. 이날 호주 달러 가치는 장 중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인 미 달러당 1.4970 호주달러까지 하락(전날보다 1.2% 하락)했다. 호주 중앙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이 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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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달러 가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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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5.4%로 0.35%포인트 인하했다. 올들어 4번째 금리를 낮춘 것으로 인도 기준금리는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 따른 조치다. 태국도 이날 4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5%로 결정했다.

지난달 3년 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던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뒤 “대외 여건이 추가로 악화하면 통화정책 대응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다음달 금리 인하를 시사한 상태다.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완화 모드로 재빠르게 전환한 것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이 보내는 강력한 신호 때문이다.

신동준 KB증권 수석전략가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과감한 금리 인하를 펼칠 명분과 기회를 제공했다”며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중앙은행의 대대적인 통화완화를 유발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달러화 약세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때문에 중국에 환율조작국이란 딱지를 붙이고 벌어진 환율전쟁의 한 가운데에 파월 의장을 밀어넣고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를 다른 나라와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Fed가 올해말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또는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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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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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으로 번져간 미·중 갈등과 각국 중앙은행의 경쟁적 금리 인하는 일본은행의 등도 떠밀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미국의 달러화 약세 유도 분위기 속에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장 중 달러당 106.47엔까지 올라갔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106엔’이 무너졌다.

정책금리가 이미 마이너스에 머무는 상황인 만큼 일본은행이 쓸 카드는 별로 없다. 니혼게이자이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일본 정부가 ‘스텔스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공적연금 등을 통해 해외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엔화가치 상승을 막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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