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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엇갈린 인연 황교안-윤석열, '선후배의 밀회' 말에 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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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백지수 , 정세용 인턴 기자] [the300]황 "검찰 인사 편향적…한국당이 고소·고발한 70여건 공정 수사해 달라" 윤 "업무에 반영"

    머니투데이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선후배 간에 '밀회' 좀 나누겠습니다." (8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검찰 선후배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각각 제1야당 대표와 검찰 수장으로 마주했다.

    지난달 취임한 윤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한국당 회의실로 황 대표를 인사차 찾아와 만났다. 윤 총장은 한국당 당색과 같은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는 화기애애했다. 황 대표는 약 10분 간의 공개 발언 후 '밀회'를 나누겠다며 기자들을 내보냈다. 두 사람은 약 20여분 동안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를 만난 윤 총장은 공개 발언에서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일 때 뵙고 못 뵌지 5~6년 정도 된 것 같다"며 "늘 바쁜 일정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오랜만에 뵈니 좋다"고 인사했다. 황 대표를 "검찰의 대선배님"이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다만 후배를 향한 황 대표의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 황 대표는 한국당이 고소·고발한 사건 70여건에 공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과 검찰 인사가 편향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황 대표는 "당에 들어와 보니 한국당이 문제 제기해서 고소·고발한 사건들이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70여건 된다"며 "그 중 아주 극히 일부 4~5건 만이 처리됐고 나머지는 사실상 유야무야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과연 그렇다면 공정한 수사가 된 것이냐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며 "총장이 면밀히 잘 살펴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검찰에서 잘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이번 (검찰) 인사 결과를 보면 첫 인사라 과정을 거쳐가며 개선 되겠지만 너무 특정 영역에 중요한 보직을 특정 영역의 검사가 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이런 선배들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형법에 개인적 법익을 해하는 죄, 사회적 법익을 해하는 죄, 국가적 법익을 해하는 죄 등 크게 세 종류의 범죄 영역이 있는데 그에 맞는 검찰 인사가 배치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한 쪽으로 치우친 편향적인 인사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많다"고 했다.

    윤 총장이 취임 후 단행한 검찰 고위직과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 상당수 공안통 검사들이 핵심 보직에서 밀렸다는 평가와 통상 공안통들이 맡는 요직인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에 특수통을 기용한 점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특수통 출신들이 대거 주요 보직에 포진하면서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수통인 윤 총장이 적폐수사를 이끌었던 특수부 수사라인들을 승진 기용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반면 황 대표는 대검찰청 공안 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2차장검사 등 공안검사로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비공개 대화 이후 기자들을 만나 "어떤 영역의 인사가 안 들어갔다기보다 균형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지금은 공당의 대표이지만 검찰의 대선배인 황 대표가 검찰에 관심 가져주고 좋은 지적해줘 감사드린다"며 "검찰 업무를 처리하는 데 신중하게 받아들여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황 대표와 윤 총장은 각각 사법시험 23회(사법연수원 13기)와 33회(사법연수원 23기)에 합격한 10기수 차이 선후배 사이다. 윤 총장의 사법시험 합격이 늦은 편이어서 두 사람의 나이는 황 대표가 세살 많다.

    두 사람 모두 성공적 검사생활을 했지만 걸어온 길은 비슷한듯 달랐다. 황 대표는 공안통 검사로서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애로'를 겪기도 했다. 2005년 검사장 승진을 위한 주요 코스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역임하고도 2년 연속 검사장 승진을 못했다. 당시 공안 검사들이 승진에서 밀리던 탓이었다.

    윤 총장은 특수통 검사로 활약하다가 2013년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았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 대표와 사건처리 방향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이후 한직으로 여겨지는 고검 검사로 밀려났다.

    2016~2017년 촛불 정국과 19대 대선을 거치며 두 사람의 운명은 엇갈렸다. 국무총리였던 황 대표는 탄핵사태가 벌어지자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았다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간인으로 돌아갔다. 윤 총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첫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당시에도 윤 총장은 이번 검찰총장 인사때와 마찬가지로 선배 기수들을 제치고 발탁돼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백지수 , 정세용 인턴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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