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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쪼개진 평화당…호남發 정계개편 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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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성엽 원내대표(맨 왼쪽), 장병완 의원(왼쪽 둘째) 등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대안정치연대가 8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집단 탈당을 예고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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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이 2018년 2월 창당 이후 1년 반 만에 분당 수순을 밟게 됐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2%대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는 가운데 '제3지대 정당' 창당을 둘러싸고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 간에 심각한 내분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은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호남을 지역구로 하고 있어 '호남발'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 전원이 평화당을 탈당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서기로 했다. 평화당 비당권파인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안정치 소속 의원 전원이 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아주 무겁지만 결연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임했다"고 밝혔다.

대안정치에는 유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함께 탈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그간 독자 행보를 해온 김경진 의원도 탈당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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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평화당 14석의 현역 의원 중 10명의 탈당이 예측되는 한편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평화당에서 활동하던 장정숙·박주현 의원 중 장정숙 의원도 당과의 인연을 마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평화당에는 중립파 3인방인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과 정동영 대표만 남게 된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은 12일 오전 11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진로와 방향 등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 원내대표는 "'제3지대 신당'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한다. 변화와 희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당원 여러분도 동의해주실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정 대표 사퇴를 놓고 전날 담판을 시도했지만, 결국 입장 차를 해소하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평화당은 2018년 2월 바른정당(바른미래당의 전신)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내 호남계 중진 의원들이 주축이 돼 창당했다. 작년 3월에는 정의당과 원내 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을 구성했지만, 노회찬 정의당 의원 사망으로 넉 달 만에 교섭단체는 해체된 바 있다.

한편 대안정치 측 인사들이 탈당을 공식 예고했지만 막판에 불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유 원내대표는 "궁극적으로 탈당 결행이 안 되길 바란다"며 "(전날 정 대표에게도) 12일에 기자회견을 하니 그전까지라도 끝까지 대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당이 현실화한 것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대비 전략을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견해 차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비당권파인 대안정치 측은 한 자릿수 지지율의 현재 체제에서는 총선 필패가 불 보듯 뻔하다고 보고 있다. 당 밖의 세력과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향후 바른미래당에서 뛰쳐나올 호남계 국민의당 의원들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평화당의 분당이 야권발 정계 개편의 도미노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평화당의 탈당 러시와 함께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인 박주선, 주승용, 김동철 의원 등이 행동에 나서면 제3지대 구축이 더 무르익을 가능성이 크다. 평화당 내 중립파 3인방인 조배숙, 황주홍, 김광수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이들은 일단 탈당하지 않고 최대한 양측을 중재한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지만, 이들 중에서도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무소속 손금주, 이용호 의원은 일단은 '제3지대'와는 선을 긋고 있지만, 이들까지 합류한다면 '제3지대' 저변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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