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KT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30.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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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당시 인사 담당 임원이 "김 의원의 딸은 원칙적으로 불합격했어야 한다"고 증언했다.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이석채) 회장님 관심 사안이니 진행해야 한다"며 "문제만 삼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8일 오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회장 등에 대한 세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전무)은 "서 전사장이 전화로 '김성태 의원 딸이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데 이번 대졸 공채 사원에 뽑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실장은 2012년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당시 인사 업무를 총괄했다.
김 전실장은 "'이미 서류 심사와 인적성검사가 끝났다'고 하자 서 전사장은 '김 의원이 우리 회사를 위해 긍정적인 일도 하지 않았느냐. 특별히 회장님께서도 관심을 가진 사안이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서 전사장이 "실무진에 다 얘기해놨고 김 의원 딸이 인적성검사에 통과한 것으로 결재가 올라올 때 문제만 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김 전실장의 증언이다.
김 전실장은 "김성태 의원이 KT 자회사 노조위원장 출신이고 KT에 여러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며 "사장이 이석채 회장 모르게 나에게 업무지시를 할 것이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4년간 인사 업무를 하면서 김 의원 딸처럼 입사 지원서도 접수하지 않고 채용 절차를 진행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김 전실장은 "없다고 봐야한다"며 "이례적이다"고 답했다.
김 전실장이 2012년 공채 진행 과정을 이석채 전 회장에게 직접 보고한 뒤 합격자를 선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실장은 "관심지원자의 경우 서류와 인적성검사 때는 비서실과 커뮤니케이션했다"며 "1·2차 면접 결과는 개별적으로 (이 전회장에게) 직접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종 합격 여부가 적힌 부분을 블랭크(공란)로 보고하면 특정 지원자를 체크해줬다"고 덧붙였다. 이 전회장이 김성태 의원 딸 채용에 직접 개입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이 전회장 측 변호인은 "KT에서는 사내 임원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추천한 지원자를 우대하는 관행이 있었다"며 "관심 지원자가 내부 임원 추천인 경우 기본적인 요건만 갖추면 서류나 인적성검사에서 불합격하더라도 합격 처리하기 때문에 굳이 CEO(이 전회장)에게 상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회장은 채용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여러 번 지시했고 신입사원 면접 때 외부 위원 1명을 반드시 참석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며 "2013년 본인의 조카가 KT 자회사인 KTDS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는데도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회장 등은 2012년 상·하반기 대졸·고졸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김 의원 딸을 비롯해 총 12명의 면접과 시험성적 등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특혜채용해 회사의 정당한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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