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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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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프랑스 구조선에도 입항 금지 통보…난민 160여명 또 발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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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기어 "난민 지원 절실"…살비니 "할리우드로 데려가라" 설전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프랑스 구호단체가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들을 구조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160명 이상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프랑스 인도주의단체의 구조선의 자국 입항을 금지했다.

10일(현지시간) ANSA·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프랑스 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와 '국경 없는 의사회'(MSF)가 공동 운영하는 난민구호선 '오션 바이킹'에 영해 진입은 물론 자국의 어느 항구도 열어줄 수 없다고 공식 통보했다.

노르웨이 선적인 오션 바이킹은 전날 리비아 연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표류하던 아프리카 난민 85명을 구조한 데 이어 이날도 80명 이상을 추가로 구조해 승선시켰다.

이탈리아 정부가 오션 바이킹에 영해 금지 명령을 내림에 따라 이들 탑승자 역시 유럽연합(EU) 차원의 신속한 조처가 없는 한 스페인 구조선 난민들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의 해상 체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에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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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프랑스 구호단체 직원이 난민을 구조선에 승선시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 암즈(Open Arms)는 지난 1∼2일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124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와 몰타 등이 모두 입항을 거절해 9일째 해상을 떠돌고 있다.

구조된 난민 가운데 만삭의 임신부를 포함한 3명은 의료 검진·치료를 위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의해 육지로 옮겨져 121명이 배에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오픈 암즈는 이날 지중해 공해상에서 난민 39명을 추가로 구조해 탑승 난민은 160명으로 늘었다.

한편, 오픈 암즈 지지 활동을 하는 미국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는 이날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상에서 체류하는 난민들에 도움의 손길을 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난민들을 돕기는커녕 이들을 악마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끝나야 하며, 우리가 직접 나선다면 종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탈리아 극우 정당 '동맹'의 부총리 겸 내무장관인) 살비니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나의 유일한 관심은 난민들을 돕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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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배우 리처드 기어.
[ANSA=연합뉴스]



리처드 기어는 전날 람페두사섬 인근 공해상에 머무는 오픈 암즈 구조선을 찾아 난민들에게 음식과 식수 등을 포함한 구호품을 전달하고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기어의 기자회견 발언과 관련해 살비니 부총리는 "미국의 관대한 백만장자가 난민의 운명을 걱정해주니 고마운 일"이라며 "그가 배에 탄 모든 난민을 할리우드로 데려가 자신의 저택에 머무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곧바로 응수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강경한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며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내 입항을 저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난민 구조선이 정부 허가 없이 이탈리아 영해로 들어올 경우 최대 100만유로(약 13억6천만원)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치안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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