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일보 SNS통해 '美에 경고…개입하지 말라'
홍콩 주권 넘긴 1842년 청나라와 비교하며 민족주의 고취
홍콩 친중 매체, 조슈아웡-美 외교관 만남 사진 게재 후 감정격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와 위챗 등을 통해 ‘중국은 1842년의 중국이 아니다’라는 동영상을 10일(현지시간) 게재했다.[인민일보 위챗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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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0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시위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열강의 침략으로 홍콩을 영국에 빼앗긴 1843년의 일까지 언급하며 미국과 영국 등을 향해 홍콩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0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위챗 공식계정을 통해 “중국은 1843년의 중국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 반중(反中) 인사들의 회동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 등의 홍콩 시위 지지 발언 등이 담겼다.
영상은 “미국에 경고한다”며 “홍콩에 대해 떠드는 것을 중단하라. 중국은 1843년의 중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중국은) 외부의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843년은 청나라가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한 후 난징조약을 맺고 영국에 홍콩을 넘긴 해다. 이를 국가적 수치로 여기는 중국이 이 같은 영상을 게재한 것은 중국이 19세기 청나라 같은 무력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일 홍콩의 친중 신문 대공보와 문회보는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등이 홍콩 주재 미국 외교관을 만나는 사진을 게재했다.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 소속 줄리 에이드 정치부장이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위 야당인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지도부의 일원인 네이선 로(羅冠聰), 여타 홍콩대학 학생회 간부 등을 만나 회의를 가졌다는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줄리 에아드와 가족들의 개인 신상정보까지 공개하며 미국이 홍콩 집회의 배후라고 비난했다. 중국 봉황망은 “시위의 배후에 미국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외교관의 개인 정보와 사진, 자녀의 이름을 공개하는 게 정상적 항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책임 있는 국가가 행동하는 방식이 아닌 폭력배 정권이 하는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영국도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10일 도미니크 랍 영국 신임 외무장관은 캐리 람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홍콩 시민들이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홍콩시위를 사실상 폭동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시위 지지 의사를 표한 것이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문답 형식의 논평을 통해 “지금 홍콩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이고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면서 “영국은 홍콩에 대해 주권도 없고 통치권도 없고 감독권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시민들은 6월이후 10주째 홍콩섬과 침사추이 등지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 홍콩 시민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아이들이 탄 유모차를 밀고 풍선을 나눠주는 평화행진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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