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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리처드 기어, 난민 수용 촉구에 伊 살비니 "할리우드 데려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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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입항 거부로 구조선 지중해 떠돌아

리처드 기어 탑승해 난민 지원 촉구 메시지

"정치인들 난민 악마화" 트럼프·살비니 비판

살비니 "백만장자이니 전세기 태워 저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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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리처드 기어가 스페인 오픈 암즈 구조선에 탑승해 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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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69)가 160명가량을 태우고 지중해를 떠돌고 있는 스페인 난민 구조선에 탑승해 이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는 이탈리아 정부를 비판했다. 극우 성향인 마테오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프랑스 인도주의단체의 구조선에 대해서도 자국 입항을 거부했다. 리처드 기어를 향해 살비니 부총리는 “난민을 전세기에 태워 할리우드로 데려가라"고 반박했다.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 암즈'의 구조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124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와 몰타가 모두 입항을 거부해 바다를 떠돌고 있다. 난민 중 임산부 등 3명만 의료 조치가 급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가 육지로 데려갔다. 이후 추가 구조로 난민 160명이 배에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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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기어는 "정치인들이 난민을 악마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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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기어는 일주일 넘게 정박 항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 구조선을 지지하기 위해 지난 9일 이탈리아 남단 섬에 도착했다. 구조선으로 이동해 구호품을 전달하고 난민과 대화를 나눴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와 국경 없는 의사회가 공동 운영하는 구호선도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160명 이상을 구조했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입항 거부 입장을 밝혔다.

리처드 기어는 10일 이탈리아 남단 람페두사 섬 공항에서 기자회견에 나서 살비니 부총리를 비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난민을 돕지 않고 악마화하고 있다"며 “지구에서 이런 일은 끝나야 하며, 우리가 멈추라고 말하면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기어는 “미국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멕시코 등에서 오는 난민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과 매우 유사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살비니 부총리를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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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구조선의 입항 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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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살비니 부총리는 “관대한 백만장자가 오픈 암즈 선박에 탄 난민의 운명을 걱정해주니 고맙다"며 “그가 전세기를 띄워 난민을 모두 할리우드로 데려가 자신의 저택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살비니는 난민 구조선이 정부 허가 없이 이탈리아 영해로 들어올 경우 최대 100만 유로(약 13억6000만원)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의 의회 통과를 주도하기도 했다.

극우 동맹당을 이끄는 살비니는 고속철도 건설 문제에 대한 시각 차를 이유로 연립정부를 함께 구성하고 있는 오성운동 측에 새 총선을 치르자고 요구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1위를 차지해 동맹당과 극우 연정을 시작했는데,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동맹당의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고 BBC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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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여름 전국 투어 행사 도중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성운동과 연정을 끝내겠다고 밝힌 그의 동맹당이 새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이탈리아의 반난민 정책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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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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