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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항일 독립군들은 만주서 무슨 음식 먹고 싸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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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북 안동 ‘예미정’, 독립군 밥상 복원 시연회

볶은콩 엿강정·차좁쌀 시루떡·호국시탕 등 공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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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2시 경북 안동시내 종가음식체험관인 ‘예미정’에서 100여년전 항일 무장투쟁 당시 만주 독립군들이 먹었던 전투식량을 복원해 일반에 공개한다. 또 독립군 전투식량을 연구해온 한중 학자들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논문을 발표한다.

윤준현 예미정 홍보담당은 “안동종가음식을 연구개발해온 예미정이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군들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의 밑바탕이 된 전투식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독립군들이 무엇을 들고 싸웠느냐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밝혀냈지만 무얼 먹고 싸웠느냐를 밝혀내려고 시도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되는 독립군 전투식량은 장작불로 달군 가마솥을 이용해 옥수수반죽을 구워낸 뒤 말려 건조한 ‘옥수수떡’, 옥수수와 차좁쌀을 섞어 만든 잡곡밥을 소금물 적신 손으로 뭉쳐낸 ‘배추우거지 주먹밥’, 볶은 옥수수와 옥수수를 갈아서 만든 미숫가루, 옥수수를 가마솥으로 고아서 만든 옥수수엿, 조청, 볶은콩 엿강정 등이다. 예미정쪽은 “옥수수에다 콩가루 또는 건조두부를 섞거나 육포, 명태살 등을 곁들이는 방법으로 옥수수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강하고, 소금에 절인 콩자반으로 염분섭취를 꾸준히 유지하는 등 강인한 체력유지에 필요한 식품영양학적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신흥무관학교 생도들이 먹던 꿩고기 옥수수국수, 옥쌀밥, 버들치호박잎매운탕, 콩자반, 차좁쌀 시루떡, 두부비지국, 독립군들이 주둔지와 월동지에서 먹던 기장쌀 조당수(좁쌀 미음), 산토끼고기 감자만두, 산돼기고기로 만든 호국시탕, 산더덕잣죽, 월동 산개구리로 만든 기름개구리찜, 밀전병, 메밀전병 등이 선을 보인다.

독립군 밥상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중국 길림성 연변대박물관장 허영길 교수는 “항일 독립운동가들은 평소 전투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보리개떡과 소금에 절인 콩자반 등으로 끼니를 떼우며 겨우 연명하다시피하며 식량을 아꼈다”고 말했다. 그는 “만주지방에 흩어져 사는 독립군 후손들을 상대로 더 많은 조사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독립군 전투식량 복원에 참가한 박정남 안동종가음식교육원장(대경대 교수)은 “근현대식 전투식량인 건빵처럼 1920년대 전후에 벌써 휴대하기 편한 옥수수 건떡이 대량으로 만들어져 독립군 전투식량으로 쓰였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만주산 옥수수의 식품영양학적 분석자료를 발표하는 손호용 안동대교수는 “독립군 전투식량의 주재료인 옥수수는 보다 양질의 탄수화물을 갖춰 전투체력을 유지하는데 손색이 없다. 쌀과 밀에 비해 글루텐 함량이 낮아 건강식으로도 좋은 식품”이라고 밝혔다.

오는 14일 독립군 밥상 복원시연회 행사에 참석하면 태극기를 나눠주고, 100년전 독립군 전투식량으로 쓰였던 옥수수국수를 맛볼수 있는 시식회도 열린다. 문의 (054)825-0500.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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