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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北 조롱·막말에 靑 공식대응 없이 "북미간 기싸움" 관측(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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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핵심관계자 "한미훈련 때 전통적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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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세현 기자 = 북한 외무성이 11일 우리 정부를 향해 막말과 조롱을 쏟아부으며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해명하지 않으면 향후 남북 접촉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청와대는 별도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북측이 미국과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를 앞두고 기싸움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하며 차분하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날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오는 20일 이후 북한이 미국과 본격적인 실무 협상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의 (북미 간) '기 싸움'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번 (대남) 메시지 또한 미국에 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외무성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인 이날 오전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를 겨냥, "이따위 군사 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아니면)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해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 (해야 한다)"며 "(이렇게) 하기 전에는 북남 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국장은 특히 긴급장관회의 소집 등 청와대의 대응에 대해 "지난번에 진행된 우리 군대의 위력시위사격을 놓고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못해 쩔쩔매 만사람의 웃음거리가 된 데서 교훈을 찾을 대신 저들이 삐칠 일도 아닌데 쫄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조롱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또 "청와대의 이러한 작태가 남조선 '국민'들의 눈에는 안보를 제대로 챙기려는 '주인'으로 비칠지는 몰라도 우리 눈에는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대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고, 정경두 국방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이 핵심 관계자는 "통상 한미 간 연합 훈련을 하면 저쪽(북한) 역시 대응 훈련을 한다"며 "전통적으로 이때가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 역시 북측이 매번 한미 군사 훈련을 할 때마다 비슷한 기류의 경고 메시지를 표출해 왔다며 비교적 차분한 대응 자세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오늘만 이런 입장을 낸 게 아니고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온 입장(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외무성 담화 외에 별도의 입장을 전달 받았나'란 질문엔 "알지 못한다"고 답하면서, 우리 정부의 '남북 대화 기조' 변화 여부에도 말을 아꼈다.

북한 외무성 담화에 섣부르게 대응해 남·북·미 관계에 무리를 주기보다는, 향후 북측의 추가적인 움직임을 지켜보며 침착하게 대응하겠단 방침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 측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비판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달 한미가 연합 연습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북한은 지난달 25일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 시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9일과 10일까지 연일 비슷한 기조로 비난 메시지를 이어왔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9일 "미국과 남조선이 정세 악화를 초래한다면 반드시 '고단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고, 10일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전쟁 연습 소동이 가져올 파국적 후과를 신중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mi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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